2일 금요일 저녁 8시 55분,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축구 감독의 이야기를 다룬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 놀라운 경험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곳은 지금 한국을 향한 사랑의 외침이 가득하고, 한국 사람만 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어디를 가든 한국 사람이라는 말 한마디에 포옹을 해주고 하이파이브를 한다고 한다. 이런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건 지난 1월 23일, 2018 AFC U-23(아시아 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4강전에서 베트남이 승리한 날 이후부터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국제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이뤄낸 그날, 베트남 전체가 들썩였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이후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열광한 적은 없었고, 이렇게 국민들이 하나가 된 것 또한 처음이라고 한다. 마치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베트남의 축구 열기. 그 뒤엔 한국인 박항서 감독이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의미로 ‘쌀딩크’, ‘박항서 매직’이라 불리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선수로서 또 지도자로서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던 그가 어떻게 베트남의 영웅이 되었을까?
베트남 축구팀은 FIFA 랭킹 112위, 늘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하는 약한 팀이지만 축구를 향한 베트남 국민들의 사랑은 그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지난해 11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하자 거의 무명에 가까운 한국인 지도자가 국가대표팀을 맡는다며 베트남 국민들은 축구 협회를 비난했다.
하지만 AFC U-23 대회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조별예선경기에서 강호인 한국과 호주, 시리아를 만났음에도 1승·1무·1패로 통과하더니,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8강과 4강까지 진출한 것이다. 1962년 베트남 축구 연맹 창립 이래 최초로 국제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하자 경기를 중계하던 앵커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박항서 감독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고, 베트남 민족의 지도자라 불리는 호치민의 사진 바로 아래에 박감독의 사진이 걸릴 정도로 그는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심지어 그는 뛰어난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노동훈장까지 받으며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오랜 시간 베트남에서 살아온 교민들은 이렇게 변화된 분위기가 놀랍다고 했다. 과거 한국이 월남전에 참전해 베트남과 싸웠던 아픈 역사 때문에 한국 사람을 다소 냉담하게 바라봐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항서 감독이 만들어낸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는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를 더 발전시킬 한 걸음이 될 수 있을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베트남을 뒤흔든 ‘박항서 신드롬’을 알아보고 AFC U-23 결승전 경기가 있었던 그날의 현지 분위기를 베트남 현지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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