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한 언어라는 보도를 접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은 고유 문자가 없어 한글을 차용해 문자를 표기한다. 이런 소식을 접하는 한국인들은 신기함을 넘어서는 애국심이 느낀다.
정부도 지원금을 투입해 한글의 세계화에 불을 붙이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가 잘못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캐나다와 일본,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어의 욕설과 비속어를 가르치는 서적들이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서 아마존닷컴을 통해 팔리고 있는 한국어 서적에는 욕설과 성적비하, 인종차별적인 표현 등 비속어들이 가득하다.
책에는 '엄창', '비서', '노동자'등과 같은 단어를 설명하면서 '공무원새끼들 하나도 할 줄 아는데 없어', '사장이 비서랑 바람나서 승진했어', '저 사장은 노동자같이 얼굴이 시꺼메'라는 예문을 썼고, "한국인들은 '엄마가 매춘부'라며 중요한 일을 약속한다"며 뜻과 문법 그리고 의미까지 잘못된 문장이 예문으로 등장한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어 서적에는 그 내용이 더 직설적이고 외설적이다.
'썅X', 'X 같은' 등과 같은 욕설은 양반에 속한다. 외설적인 문장은 그 수위가 상당히 높다. '나 니 만지고 싶어' 등 마치 포르노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듯한 한글 표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출간된 한국어 교재도 마찬가지다.
2008년 베이징 소재 외국어교학연구출판사 발간한 '20대가 자주 사용하는 한국어(韩国语流行口语宝典)'라는 책은 꽤 인기를 끌었는데 책의 내용이 한국인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이 책에는 '겁대가리를 상실하다(丧失恐惧感)',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看你说话的样儿)', '눈깔 튀어 나오다(醒一醒吧)'등과 같은 은어와 비속어들이 난무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김용수 교열기자협회장은 "몇몇 책에서는 굴욕감을 느낄 정도로 우리의 문화가 더럽혀져 있었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관광부나 국립국어원이 올바른 한국어 교재를 만들어 해외에 보급하는 사업들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마이너리티를 표방하는 소형 언론사들은 재기발랄한 책을 출간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타문화를 비하하고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것이라면 당사자로써 웃기가 쉽지 않다.
전 세계로 음식, 음악, 영화, 예능 등 한류가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욕설이 담긴 한국어교재는 한류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우려가 된다. 정부의 모니터링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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