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 2925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만 최대가 아니다. 무료로 배포되는 콘돔의 양도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많은 규모다.
1일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기간 동안 총 11만 개의 콘돔이 선수촌 및 경기장 시설 곳곳에 배포된다. 전체 중 1만개는 대한에이즈예방협회가 나머지 10만개는 국내 브랜드 컨비니언스의 ‘바른생각’이 기증했다.
◆여름 한국 올림픽은 콘돔의 역사?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배포되는 콘돔 수량(조직위 기준)한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많다. 여기에 대한에이즈협회가 10만개의 콘돔을 강릉시 보건소에 기증한 만큼 모자랄 경우 추가 배포 가능성도 높다.
조직위는 우선 강릉과 평창에 위치한 선수촌에 4만개씩 배포한다. 또 메인프레스센터와 미디어빌리지에 1만2000개를, 경기장 의무실과 화장실 등에 1만8000개를 비치할 예정이다.
조직위의 콘돔 배포 숫자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다. 88년 당시에는 8500개의 콘돔이 배포됐다. 에이즈의 위험성이 알려진데다 성병 예방의 필요성 또한 함께 대두됐기 때문이다.
20년의 세월이 지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0만개의 콘돔이 배포됐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15만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화룡정점을 찍었다. 배포된 콘돔 수만 45만개에 달했다. 88년 대비 퍼센트로 따지면 500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바른생각’ 재벌가 장남의 ‘튀는생각’이 만들어낸 작품
평창올림픽에 제공되는 콘돔 바른생각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유통전략담당 전무와 진주햄 부사장을 맡고 있는 박경진씨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박 전무와 박 부사장은 중학교 동창이며 20년지기 친구사이다. 두 젊은이는 콘돔 사용을 늘려 미혼모를 줄이겠다며 사회공헌을 위해 힘을 모은 것이 계기가 됐다.
박 전무는 인터뷰에서 “늘어나는 미혼모들을 보면서, 콘돔과 피임약을 부끄럽지 않게 널리 사용하는 것이 미혼모 방지 대책중 하나라고 느끼게 됐다”고 사업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박 전무는 그룹 합류로 빠졌지만 컨비니언스가 추구하는 목표는 여전하다. 이는 회사 홈페이지에 잘 드러나 있다.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대한민국, OECD 국가 중 낙태율 1위라는 사실을 접하면서부터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시작했던 것 같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적인 성 인식과 불충분한 성교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현상들에 문제의식을 갖고 출범하게 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