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를 계기로 법무부가 내부 성희롱·성범죄의 실태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일 법무부 청사에서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발족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 검사가 겪었을 고통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그와 관련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그동안 사태처리 방안에 미숙했던 점도 사과했다. 법무부는 서 검사가 지난해 9월 박 장관에게 성추행 및 인사 불이익 피해를 호소하는 메일을 보내 면담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는데도 이를 부인해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이 문제를 알게 된 후 취한 법무부 차원의 조치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매우 미흡했을 것"이라며 "이메일 착오 등 혼선을 드린 데 대해서도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 위원장에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위촉했다. 권 원장은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로 미국 클라크대에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여성·인권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는 검찰을 제외한 교정본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등 법무부 조직 구성원들이 겪은 각종 성범죄를 파악하는 동시에 조직문화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검찰 내부의 성범죄 사건은 앞서 출범한 검찰 진상조사단이 담당한다. 앞서 대검찰청은 여성 최초 검사장인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단장으로 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발족했다.
법무부는 "검찰과 관련한 성범죄 사건은 검찰 진상조사단이 따로 꾸려져 활동하기 때문에 법무부 대책위의 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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