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제안은 공문으로 만들어져 주민조직 관련 부서 공무원에게 전달됐고, 다시 동 주민센터 공무원을 거쳐 주민조직의 장(長)들에게 전달됐다. 주민들은 “또 우리를 동원하느냐?”, “시에서 우리를 너무 하찮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때 ‘수원시민자치대학’ 과정을 수료한 한 주민이 “민방위 통지서를 돌릴 때 수원FC를 홍보해 보자”면서 “축구를 좋아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축구 관람을 하지 못하는 주민에게 티켓을 선물하면 좋을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어 “축구도 홍보하고, 각자 통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도 발굴해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그의 의견은 회의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통장들은 “자부심을 느끼면서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연극배우는 ‘2017년도 3학기 시민자치대학’ 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이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시민자치대학 수료식에서 발표한 연극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수원시 요청으로 이날 무대에 다시 올린 것이다.
‘깜짝 공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강당을 가득 채운 공직자들은 ‘현실적인 내용’에 웃으면서도, ‘동원’으로 인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느꼈다.
이날 공연을 기획한 강건구 수원시 정책기획과장은 “짧은 연극이었지만, 공직자와 주민이 서로의 사정과 어려움을 알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며 “오늘 연극 공연이 시민과 공직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시민자치대학은 지금까지 수료생 1040명을 배출했다. 5일부터 2018년 1학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3월부터 시작된다. 올해는 15개 과정(기존 9개 과정)으로 확대된다. ‘나도 오늘은 자치대학강사’, ‘지방자치와 분권’, ‘3.1운동’ 과정 등이 추가된다.
수원시민자치대학 교육과정은 수원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수원시정연구원 시민자치대학 홈페이지(www.suniversity.or.kr)나 시민자치대학(228-8098, 8080)에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