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자다. 사채 시장에 대한 단속 강화와 정책금융 확대를 통해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대편은 단속 기간에만 반짝일 뿐 사채시장이 더 음성화돼 금리 수천%에 묶인 피해자만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한다.
◆불법사채 기승 ··· 대책은?
최고금리가 8일부터 24%로 낮춰지면 불법 사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이 고금리 대출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최고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금리가 이달 8일부터 24%로 인하되면 293만명의 이자부담을 연간 최대 1조1000억원 가량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 한 명이 약 38만원의 이자를 덜 내도되는 셈이다.
전혀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최고금리를 낮추면 대부업 등 서민금융기관이 대출 문을 좁혀 저신용자들이 사채 시장으로 떠밀린다는 의견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내려가면 금융권 저신용자 184만6000명 중 약 25만8000명(14%)이 대출시장에서 배제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부업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빠르게 대출이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대부업에서 빠른 대출이 막히면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곳은 사채시장 뿐이라는 주장이다.
저축은행 등 금융사들은 “기준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는데 대출금리는 낮춰야 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대폭 줄일 거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93만명의 이자부담을 1조원 낮추는 것과 26만명의 대출 문이 닫히는 의견이 대립하는 셈이다.
◆정부, 불법 사금융 강력 단속
정부는 불법 사금융을 강력 단속하고 정책금융을 확대하면 사채 시장이 커지는 부작용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대비한 정책금융상품 '안전망 대출'의 사전신청을 이달 7일까지 받는다.
연 24%를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면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2월 8일) 이후 3개월(5월 8일)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자가 대상이다. 최대 2000만원을 빌려줘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갚을 수 있게 도와준다.
불법 사채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도 나선다. 2월부터 4월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불법사금융 피해를 일제히 단속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줄고, 대부업자의 무분별한 대출이 억제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불법 사금융이 확대되지는 않을까 우려도 있다"며 엄정한 단속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법 사채 시장으로의 '쏠림'은 막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미 사채 시장에서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지 않으면 결국 돈이 급한 사람들은 사채시장으로 뛰어들게 돼 있다”는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대부업 관계자는 “사채업자들은 대포폰을 사용하고 명함에도 실명을 밝히지 않아 실체를 밝히기 어렵다”며 “정부 단속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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