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福을 부르는 그림' 동아시아 세화(歲畵), 한자리에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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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기자
입력 2018-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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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오는 6월 3일까지 세화 특별전 개최

  • 한국·중국·일본·베트남 등 동아시아 민간판화 50여 점 선보여

자수본 백동도 복자 문자도 [사진=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무술년(戊戌年) 설을 앞두고 동아시아의 복(福)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오는 6월 3일까지 ‘복을 부르는 그림- 동아시아 세화(歲畵) 특별전’을 개최한다. 

세화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세시풍속 가운데 하나였다. 집안에 복을 가져다주는 그림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정월 초하루에 세화를 판화로 찍거나 그려 대문에 붙이거나 경면주사(鏡面朱砂)로 부적을 찍어 몸에 지녔던 것은 모든 악을 막고 행운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번 전시는 복과 관련 있는 한국의 세화 목판화는 물론이고 중국의 연화(年畵), 일본의 우키요에(浮世繪) 그리고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베트남의 복 관련 민간판화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선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복자 문자도와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어룡변화도·십장생도, 출세와 장수를 기원하는 복록수 삼성도 등 다양한 종류의 세화들을 나라별로 비교해볼 수 있다.  
 

중국 복수(福壽) 문신 연화 [사진=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우리나라 세화 중에선 책거리 그림을 판화로 제작한 2폭의 책가도 세화가 처음으로 소개돼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흑백판화로 표현된 책거리와 붉은색으로 찍은 태양 등 기본적인 다색판화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 밖에 '수복강녕 부귀다남(壽福康寧富貴多男)'이란 문자가 포함된 세화와 까치·호랑이 세화, 절에서 사용하던 성불도(成佛圖) 놀이판, 채색판화로 만들어진 십장생도와 천도교세화 등 다채로운 세화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수 백동도 복자 문자도'도 이채롭다.

중국 연화 중에는 ‘복(福)’자와 ‘수(壽)'자 안에 고사 속 인물들을 넣어 화려하게 표현한 쑤저우(蘇州) 도화오 지방의 대형 연화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책거리와 흡사한 허베이(河北)성 무강 지방의 ‘부귀화개’ 책가도 다색판화도 주목할 만한데, 봄을 알리는 화병에 꽂힌 꽃과 수박·서책 등이 집안에 부귀가 가득하길 기원하는 마음을 웅변한다.
 

일본 칠복(七福)신 우키요에 [사진=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일본 작품으로는 돈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나무를 짊어지고 있는 일본의 복신 '에비스'가 다색판화로 표현된 우키요에, 풍속화의 대가인 히로시게의 칠복(七福)신 우키요에 등이 있다. 

베트남 판화는 '복'자와 '수'자를 다색판화로 표현한 동호판화와 출세를 상징하는 잉어와 부귀를 상징하는 공작새가 2폭 한 쌍의 대형 다색판화로 표현된 향총판화가 소개된다. 각각 4폭짜리인 미인화, 화조화도 이색적인 화려함을 뽐낸다. 
 

베트남 향총판화인 미인화 [사진=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한선학 관장은 "동아시아인들은 정월 초하루 대문이나 집안에 세화를 붙이는 풍속을 통해 지난해의 모든 허물과 난관을 훌훌 털어버리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려 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세계인들에게 무술년이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기간 템플스테이 등 전시와 연계한 전통판화 교육도 이루어지며, 한지와 면 스카프에 세화 판화 인출하기, 세화 목판으로 찍은 후 채색 물감 입히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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