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환율변화가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기업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을 내놨다. 이 보고서는 환율 변동이 우리나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거시와 미시적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고, 기업 특성에 따른 대응 과 환율정책의 향후 방향을 제시했다.
환율은 우리나라 거시경제변수 가운데 경제 전반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는 국내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 환율 변화는 국내외 상대가격 변화를 야기해 수출입과 성장, 소득 변화를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물가수준, 기업 경쟁력, 고용수준 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그동안 거시경제 중심으로 진행된 환율 영향과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를 기업데이터를 활용한 미시적 분석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더 적확하고 효율적인 정책대응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또 주가를 기업가치로 상정해 환노출도 분석을 시행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대미환율 상승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환율상승이 기업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환율상승으로 인해 달러화로 환산한 주가하락을 염려한 해외투자자들 자금인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석시계를 넓히면서 상대적으로 대미환율 상승으로 기업가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외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 대외부채를 적게 보유한 기업,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기업, 현금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 수익률이 좋은 기업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KIEP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환율상승이 거시경제적으로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환율 평가절하가 이전과 달리 반드시 수출확대나 성장률제고에 기여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어서 정책결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환율수준을 타겟팅하는 정책보다는 환율 변동성을 낮춰 안정성을 강화하는 정책이 전체 경제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환율변동 효과가 단기적으로 그치고 있는 데 비해 환율 변동성 수준이나 빈도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확한 분석을 통한 맞춤형 환율정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환율변동의 경제적 효과가 시간 경과에 따라서도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산업별·기업별 상황에 따라서도 서로 상이한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수출비중이나 중간재 수입의존도에 따라 환율 상승 혹은 하락에 의한 유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IEP 연구진은 “환율 관련 정책만으로 특정 경제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우므로 재정정책이나 고용정책 등 관련된 정책을 연계해 부정적인 영향을 통제하는 적확한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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