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여러 대의 자율주행차가 5G로 서로 통신하고, 교통 정보를 주고받으며 보다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SK텔레콤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5일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케이-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대의 5G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K-City는 전세계 자율주행 실험장소 중 처음으로 5G 네트워크를 도입한 곳이다. 세계 최초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인 미국 미시건주의 엠시티(Mcity)보다 3배 큰 36만㎡(11만평) 규모를 갖췄으며, CCTV·신호등 등 다양한 교통 인프라가 구축됐다.
이번 시연에는 SK텔레콤과 공단이 개발하고 있는 5G자율주행차 2대가 등장했다. 이 차량들은 △5G 차량통신 기술(V2X) △3D HD맵 △딥러닝 기반 주행 판단 기술을 활용해 K-City 자율주행 트랙 약 2km 구간을 달렸다.
이날 SK텔레콤과 공단은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는 모습을 5G통신망으로 K-City 관제센터에 생중계했다. 복수의 5G자율주행차가 협력 운행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다.
두 차량은 시연이 시작되자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나란히 운행을 시작했다. 스쿨존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속력을 줄이고, 어린이 모형이 갑자기 차도로 나타나면 CCTV 정보를 통해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어 두 차량은 관제센터로부터 긴급공사 구간 정보를 5G로 전달 받아 경로를 재설정하거나, 고속주행 구간에서 속력을 시속 60km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다.
고속도로 출구 구간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자, 앞 차는 5G망을 통해 사고 정보를 뒤따르는 차량과 관제센터에 신속히 전달하고 주행 차선을 바꿔 사고 지점을 안전하게 통과했다.
SK텔레콤과 공단은 K-City 주행도로의 정보를 cm단위로 정밀하게 표현한 HD맵도 공개했다. 자율주행차가 이동하는 동안 △주변 차량의 실시간 위치 △신호등 신호와 교통 정보 △긴급공사·다중 추돌 사고 등 각종 주행 정보가 실시간으로 HD맵에 반영됐다.
SK텔레콤은 서울대학교,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주행판단 인공지능 기술도 소개했다. 자율주행차는 5G로 수집되는 정보와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차선 변경·속력 조절·우회로 이용 등의 주행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이번 시연을 고도화시켜 5G통신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2019년부터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기술에 맞춰 ‘철벽보안’도 강화한다. 회사는 양자 기술 기반 보안 모듈을 활용해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다. 앙자 보안 모듈은 차량-관제센터·사물인터넷(IoT)간 통신을 해킹하려는 외부 시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5G자율주행 11인승 전기버스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수요 불균형이 발생하는 농어촌이나 정규 버스 배치가 어려운 대학 캠퍼스, 대단지 아파트, 산업단지 등에서 운행할 계획이다.
서성원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완벽한 5G를 기반으로 교통사고 없는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권병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자율주행 생태계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K-City를 산학연관이 공동 연구할 수 있는 메카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