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흥부' 속에 살아있는 故김주혁…풍자와 해학의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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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2-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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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흥부’를 故김주혁의 유작이라 생각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영화 속에서 살아있는 동료고 배우입니다. ‘흥부’ 속에서는 여전히 조혁입니다.”(정진영 분)

2월 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는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 제작 (주)영화사 궁(주)발렌타인필름·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첫 공개된 영화 ‘흥부’는 한국의 정서가 빼곡하게 들어찬 작품으로 풍자와 해학, 눈물과 감동이 담겨있었다.

영화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 분)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 조혁(김주혁 분)과 조항리(정진영 분)를 통해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JTBC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를 집필한 백미경 작가가 시나리오를 맡았다.

영화가 끝난 직후 배우들은 故김주혁을 떠올리며 그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극 중 놀부의 실제 모델인 조항리 역의 정진영은 “기자들을 비롯해 관객들이 여느 때보다 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김)주혁이가 중심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방금 보신대로 멋있게 연기해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작품을 너무 (김)주혁이의 유작이라 생각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다”며 “영화 속에 살아있는 동료고 또 배우다. 우리 주혁이는 ‘흥부’ 속에서는 조혁이다. 그렇게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우 역시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운 듯, 몇 번이나 말을 고르며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영화를 보며 느낀 게 많았다. 김주혁 선배님을 배우로서 크게 느껴볼 수 있었다. 큰 울림이 있는 에너지였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제 몫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배님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감정을 추스르고 말해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언제나 그렇듯 많이 보고 싶다. 오늘 더욱더 보고 싶고 그립다”며 故김주혁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정해인은 “저는 김주혁 선배님과 많이 마주친 적은 없지만 처음 만났을 때가 강렬해 기억에 남는다. 촬영하실 땐 누구보다 진지하셨고 어마어마한 선배님이었는데 컷 하고 나면 따듯하게 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복잡하다”고 거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우는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사극에 늘 궁금증이 있었다. 스크린 속에서 사극연기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흥부’를 만났고 크게 거리감을 느끼지는 않았다”며 “예상 가능한 연기가 아닌 다른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제 안에 있을 것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내에서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주연배우들의 열연만큼이나 특별출연·카메오의 연기 또한 인상 깊다. 조 감독은 “김완선은 ‘흥부’ 촬영 전 함께 예술영화를 찍었었다. 그때가 인연이 되어 ‘흥부’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왕을 제압할 수 있는 눈빛을 가진 여배우가 필요했다”며, 대비 역의 김완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흥부의 집필 보조 제자 선출 역의 천우희와 민란군의 수장 놀부 역의 진구에 관해 “진구와 천우희는 제 연출 데뷔작인 ‘26년’으로 만나게 됐다. 간간히 연락이 끊기지 않고 지냈었는데 두 배우 모두 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흥부’는 영화 말미 ‘놀부전’을 암시하는 쿠키영상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에 관해 조근현 감독은 “백미경 작가님이 후속편을 쓰고 있는 것 같다. 한국판 ‘브레이브 하트’ 같은 톤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사에서 후속편을 만들고 있는데, 제게 정식적으로 제안이 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故김주혁과 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흥부’는 오는 14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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