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그간 냉기가 가득했던 한·중 간 관광업계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행을 선택하는 중국인의 수가 늘고, 한국 관광지 소개 기사가 현지 언론에 등장하는 등 한국 관광에 대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국인의 한국행 개인 비자 신청 건수는 1000여건에 달했다.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한층 고조됐던 지난해 3월 유커의 한국행 개인 비자 신청 건수는 300~500건으로 평소보다 50%가 급감했었다.
소식통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커의 한국행 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개인 비자 신청 건수만 보면 중국 내 한국 관광 열기는 사드 갈등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개인 비자 신청 건수 외에 한국 정부에서 올림픽 기간 시행하는 비자 간소화 조치 이용 건수도 증가했다. 또 올림픽 티켓을 20만원 이상 구매해 비자 면제 신청을 한 유커의 수는 접수 시작 10일 만에 6600명을 넘어섰다.
소식통은 여러 상황을 종합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의 수가 목표치인 2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사드 갈등으로 한·중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국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내용을 전했던 중국 현지 언론은 한국의 대표 관광지, 도시 등을 소개하며 한국 여행을 추천하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매체 왕이(網易)는 ‘평창에서 서울까지, 동계올림픽으로 즐기는 한국 10대 관광지’의 제목으로 △평창 스키장 △서울 청계천 △창덕궁 △보령머드축제 △전주한옥마을 △제주 해녀촌 △수원 화성 △부산 △불국사 △안동 하회마을 등을 한국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선정했다.
왕이가 선정한 10대 관광지에 들지는 못했지만, 인천시는 8000명의 유커 유치에 성공해 ‘평창 특수’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이달 1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3500여명, 산둥(山東)·칭다오(靑島)에서 4500여명 등 총 8000여명의 유커가 사드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인천을 방문한다.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은 “지난달 인천시는 올림픽 기간 유커 유치를 위해 중국 유명 블로거 15명을 초청했고, 올림픽 개막까지 중국 20~30대 젋은층 공략을 위한 온라인 마케팅도 지속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인의 한국 관광 열기가 기대만큼 뜨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기간이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음력설) 연휴 기간과 겹침에도 한국 관광시장에 ‘봄날’은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SCMP는 관광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한국 관광 상품을 원하는 단체관광객은 많지 않다”며 “중국 여행사 대부분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한 한국행 단체관광객 증가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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