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春節·음력설)를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중국 양대 '인터넷공룡'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간 '훙바오(紅包)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훙바오는 중국어로 빨간봉투라는 뜻으로 세뱃돈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어른들이 춘제 때 붉은색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하던 데서 비롯됐다.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하면서 2014년 춘제때 텐센트가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통해 세뱃돈을 송금하는 훙바오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게 시작이다. 최근엔 춘제때 스마트폰으로 세뱃돈을 송금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공짜로 뿌리는 돈을 모두 훙바오라 일컫는다.
특히 올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재밌어진 훙바오 마케팅으로 소비와 오락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 것으로 예상된다.
'훙바오의 원조'격인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 QQ는 5일 베이징에서 올해 춘제 연휴때 '걸으면 훙바오 행운이 와요(走運紅包)' 행사를 전개해 2억 위안(약 346억원) 상당의 훙바오를 뿌릴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6일 보도했다.
특히 텐센트의 훙바오 마케팅은 운동·건강과 연동시킨 게 눈에 띈다. 이용자들이 지난해 QQ운동 앱을 통해 누적한 걸음 수를 확인하면 훙바오 4개를 받을 수 있다. 또 춘제 당일인 16일부터 사흘간 얼마나 걷느냐에 따라 훙바오에 당첨될 수 있는 기회를 맞바꿀 수 있다. 하루 100보 걸을 때마다 1번의 훙바오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기회는 하루 최대 100번까지 주어진다.
텐센트는 이를 통해 춘제 연휴때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놓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끔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또 춘제 연휴가 껴있는 15일부터 23일까지 QQ모바일앱에서는 명품 로고가 새겨진 한정판 훙바오도 제공한다. 버버리, 겐조, 입셍로랑, 페라리와 손잡고 명품 로고가 새겨진 훙바오를 가족 친지에게 보낼 수 있도록 한 것.
이외에도 동영상 훙바오, 영상통화 훙바오, 음성훙바오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훙바오 서비스에 엔터테인먼트와 상호작용 요소를 가미시킨 것이다.
알리바바바그룹도 다채로운 훙바오 마케팅 행사를 준비했다.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몰은 올해 국영중앙(CC)TV의 춘제 전야에 방영되는 TV특집쇼 '춘완(春晩)'과 단독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타오바오몰은 6억 위안 상당의 선물을 준비했다.
춘완 방영 중간중간에 진행자의 멘트에 따라 타오바오 앱에 접속하면 복주머니를 얻을 수 있게 한 것. 복주머니엔 훙바오 현금뿐만 아니라 타오바오몰 상품을 1위안에 구매할 수 있는 특권, 가전·디지털기기·악세서리 등 다양한 선물이 담겨질 예정이다. 특히 타오바오앱의 패밀리(가족) 버전을 통해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이 선물에 당첨되면 다른 가족들에게도 선물이 같이 제공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자녀에서부터 부모, 조모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교류하면서 연휴를 만끽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타오바오는 '매일 만나는 훙바오 행사'를 11일부터 시작해 하루 1억 위안씩, 모두 10억 위안 상당의 훙바오를 이용자에게 쏠 예정이다. 이용자가 타오바오앱을 통해 받은 미개봉된 훙바오 3개를 지인에게 보낸후 개봉하면 송신·발신자 모두 훙바오에 당첨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밖에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기존의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복(福)’ 수집게임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지난해처럼 '복'자를 AR 스캔해 다섯 가지 서로 다른 '복 카드'를 수집하면 훙바오를 얻을 수 있는 것 외에 손바닥을 활짝 핀 지인의 상반신을 카메라로 스캔만 해도 '복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춘제 연휴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에만 빠져있지 말고 가족·친지들과 서로 어울려 교류하면서 연휴를 만끽하도록 한다는 데 게임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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