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신한은 상승세에 있는 KB금융의 위세와 외환은행 인수 이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하나금융을 누르고 1위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 신한금융 사상 최대 실적, 그러나…
신한금융이 4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실현했지만 '순익 3조원 클럽' 입성에 실패하며 '사상 최대 실적'이 빛을 바랬다. 4분기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 등으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년대비 5.2% 성장한 2조91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안정적인 자산 성장과 순이자마진(NIM)이 지속 개선되면서 은행 부문의 이자 이익이 증가했다. 금융투자,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부문의 약진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8일 실적을 발표하는 KB금융의 지난해 순익이 3조4145억원으로 추정, 리딩뱅크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다른 금융사의 실적도 위협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368억원을 시현하며 지주사 설립 이래 최고의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53.1% 증가한 수치다.
우리은행도 30% 증가한 1조68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증감률로 따지면 신한금융이 가장 낮다.
◆ 주가는 3위…과거 명성 어디로?
주가를 살펴보면 더욱 굴욕적이다. KB금융은 물론 하나금융에까지 밀리며 '은행권 최강자'였던 신한금융의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
7일 KB금융의 주가는 전일보다 1100원 하락한 6만3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26조3828억원으로 코스피 9위다. 이날 신한금융은 4만9400원으로 마감하며 KB금융보다 1만5000원 가까이 뒤쳐졌다.
하나금융과는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는 전일보다 1150원 떨어진 4만9150원을 보였다.
문제는 신한지주와 하나지주의 시가총액 규모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통합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고, 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금융사 가운데 가장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한은 지난 2016년말까지만 해도 시총 규모 1위였지만 이듬해인 2017년 KB금융지주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와의 시총 차이도 2016년말 12조2074억원에서 7일 10조원 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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