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식일정은 내달 삼성 80주년 행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년간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은 삼성 임직원들은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내 경영현장에 복귀해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을 고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달 22일은 삼성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삼성물산)’라는 간판을 내걸고 사업을 시작한 지 꼭 80년이 되는 날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창업주의 도전 정신을 시작으로 오늘날 삼성은 연매출 400조원의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이 부회장이 ‘제3 창업‘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앞서 이건희 회장이 1988년 3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제2창업‘을 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창립 50주년 때 이건희 회장이 제2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탄생을 알렸다”며 “내부에서도 이 부회장이 석방되면서 창립 80주년이 어떤 형태로든 창업정신을 기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이나 다음달 2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참석, 경영복귀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이건희 회장이 유치 주역이라는 점과 삼성전자가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라 이 부회장이 전격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책임경영'을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은 주주총회에 참석, 국내외 주주들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일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 부회장이 2심에서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이 모두 상고할 뜻을 밝힌 상황이라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기 전까지 최대한 몸을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항소심 판결 이후 대법원 판결까지 몸을 추스르면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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