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알려진 팰컨헤비(Falcon Heavy)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민간 우주산업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팰컨헤비는 6일 오후 3시 45분(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의 39A 발사대에서 붉은 화염을 뿜으며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현장 주변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수천명의 군중들은 성공적인 발사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발사 장면은 스페이스X의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수백만명에게 전달됐다. 스페이스X가 사용한 39A 발사대는 인류의 달 탐사를 상징하는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린 것과 동일하다.
머스크는 CNN 인터뷰에서 “멋진 로켓 발사가 될지, 아니면 한 번도 보지 못한 불꽃축제가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면서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랜디 브래스닉은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첫 비행 성공에 큰 축하를 보낸다! 우주비행을 모두의 현실로 만드는 데 크게 한 걸음 나아갔다!”고 적었다.
높이 70m, 폭 12.2m에 달하는 팰컨헤비는 지구 저궤도까지 64t, 화성까지 18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로켓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싣고 달을 향한 새턴5 로켓 이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총 27개의 엔진이 내뿜는 힘은 747 제트 여객기 18대가 동시에 내는 힘과 같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팰컨헤비와 같은 대규모 로켓에 대형 유인 탐사선을 탑재해 인간을 화성으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이번에는 탐사선 대신 머스크가 소유하던 테슬라의 스포츠카인 체리색 로드스터를 실었다.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스타맨(Starman)'이 운전대를 잡은 이 로드스터는 태양 궤도를 따라 돌게 된다. 머스크는 작년 트위터에서 굳이 10만 달러 고급차를 우주에 보내는 이유에 대해 “이 자동차가 끝없이 우주를 떠돌다가 오랜 세월 뒤 한 외계인 레이스에 참가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좋다”고 적었다.
팰컨헤비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재활용 부스터를 활용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팰컨헤비 부스터 3개 중 사이드 부스터 2개는 기존에 이용됐던 것을 재활용한 것이다. 이 부스터는 발사 후 약 3분 뒤 정상 분리되어 케네디 우주센터로 돌아와 무사히 수직착륙에 성공했다. 나중에 분리되는 중앙의 1개 부스터는 대서양에 떠 있는 무인선박 위에 착륙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스X는 수직통합 체계를 구축하고, 비용을 줄이고, 재사용 부스터를 사용함으로써 로켓 발사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WSJ는 우주항공 산업에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연방정부 지원에 의존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그레그 오트리 교수는 블룸버그에 "민간 업체가 지구상의 모든 정부를 능가했다"면서 "이것은 러시아나 중국이 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다. 아무도 스페이스X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감탄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2월 유인 달탐사 재개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NASA가 계획을 추진하는 데 팰컨헤비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팰컨헤비 애니메이션>
<출처: 스페이스X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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