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 업계의 공급과잉 먹구름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신경보(新京報)는 7일 중국 대표 태양광전지판 제조업체인 퉁웨이구펀(通威股份)이 화촹(華創)증권의 후이(胡毅)연구팀의 시장조사 과정에서 "태양광전지판 업계 전체가 적자상태"라고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화촹증권 연구팀은 6일 저녁(현지시간) 퉁웨이 임원과의 화상회의 내용을 요약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퉁웨이 측은 "우리는 아직 비용대비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이 적자 혹은 유동성 부족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세계적인 태양광 전지 제조업체인 대만의 마오디(茂迪, Motech)와 대만의 다른 제조업체들은 벌써 대만정부의 50억 대만달러 지원금을 기다리며 적자를 감수하고 공장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단결정 웨이퍼 제조업체인 룽지구펀(隆基股份)도 5일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태양광 발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이 회복되면서 과거 도태의 위기에 몰렸던 중소기업의 공장이 재가동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 해소와 좀비기업 퇴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또, 대기업도 시장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앞다투어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어 시장의 무질서한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중국 태양광 업계가 또 다시 공급과잉에 따른 시장 환경 악화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업계 경영난을 우려한 퉁웨이구펀도 생산규모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3년 태양광전지판 생산을 시작해 산하 허페이(合肥)태양에너지로 4년도 채 안되는 시간만에 업계 1위에 오른 퉁웨이구펀은 현재의 5~6기가와트(GW) 규모의 생산설비를 내년 말까지 10GW로 늘리고 2020년에는 세계 최대 공급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경쟁 가열을 지적한 룽지구펀도 예외는 아니다. 룽지구펀은 지난 4일 또 다시 웨이퍼 가격을 인하했다. 두께 180μm(1μm는 1/1000mm) 실리콘 웨이퍼 가격을 개당 4.8위안으로 기존보다 0.3위안 낮췄다. 무려 7.7% 인하한 것이다. 지난 1월 1일 0.2위안을 낮춘데 이어 추가 인하한 것으로 주목된다.
제품 생산규모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룽지구펀은 3년 확장계획을 공개하고 지난해 말 기준 15GW의 실리콘 칩 생산설비를 올해 말 29GW, 2020년 45GW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빠른 생산규모 확대는 중국 태양광 발전 시장의 초고속 성장과 연관된다. 지난해 중국 태양광 발전업계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당국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소비 구조를 바꾸겠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53GW의 발전설비용량을 추가 확보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53.6% 증가한 것으로 발전설비용량 증가폭 기준 5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지나치게 빠르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태양광산업협회는 지난달 말 "중국 태양광 발전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며 "2011년의 공급과잉 위기를 재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일본의 태양광 발전설비용량은 6.8GW, 미국은 12.5GW, 유럽은 8.8GW, 인도는 9GW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
신문은 협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해 유럽 유수의 태양광 업체가 잇달아 파산하거나 구조조정, 공장가동 중단 조치를 취했으며 4월에는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서니바(Suniva)가, 5월에는 유럽 최대 태양광업체인 독일의 솔라월드가 파산을 선언했다"며 "이와 반대로 중국의 주요 태양광업체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기업공개(IPO) 등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제품 생산규모를 확대하기 전에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구체적인 계획, 기술확보 등이 필요하고 또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2011년 공급과잉 위기에 따른 기업 줄도산을 또 다시 목격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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