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던진 말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 대내외 신뢰 회복과 해외 네트워크 재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브랜드 가치도 구글·애플·아마존·AT&T·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해외시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등 해외 주요 행사는 물론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현지 정재계 인사 등과 긴밀한 관계 유지를 위해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전장부품업체 하만 등 대규모 M&A(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배경이 됐다.
일례로 이 부회장은 2014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보아오포럼’ 이사진 11명과 함께 시진핑 중국 주석을 접견했고, 삼성의 중국 내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당시 “삼성은 중국 정책 방향에 맞춰 현지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중국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간의 노력은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자칫 ‘물거품’이 될 위기까지 내몰렸다.
이 부회장이 보아오 포럼 상임이사 자리에서 오는 4월을 기점으로 물러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 '엑소르'의 사외이사직도 내려놓은 바 있다.
삼성의 이미지도 추락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018’ 순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2014년 21위에 올랐던 것과는 대조된다. 반면 경쟁사인 애플은 11년 연속 1위 기업에 선정됐다.
이에따라 이 부회장의 첫 공식 해외 일정이 언제가 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상반기 주요 행사 중 하나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언팩’ 행사를 앞두고 있다. 오는 25일 개막하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집행유예 상태이기 때문에 공식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늦어도 하반기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M&A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이는 이 부회장의 해외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일단 직접 해외에 나가지는 않더라도 여러 방법을 통해 네트워크 재구축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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