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도 열병식 하자"..냉전 회귀하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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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2-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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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도널드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 워싱턴DC에서 성대한 열병식 추진을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BBC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프랑스 혁명일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이 같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사라 샌더스 대변인도 이 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매일 위험을 무릅쓰는 위대한 군인들을 마음 깊이 응원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국방부에 모든 미국인이 이들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기념행사를 고려해볼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WP는 백악관 관리를 인용하여 아직은 초기 구상 단계라고 보도했다. 열병식 개최 시기로는 5월 28일 현충일(Memorial day), 7월 4일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잇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가 언급된다. 

현지 매체들은 수도 워싱턴DC에서의 열병식은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무척 드물게 열리는 행사였으며 일반적으로 열병식은 독재국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미국으로선 피하곤 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군사력 과시는 자타공인 세계의 슈퍼 강대국인 미국엔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워싱턴DC에서 열병식을 가진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걸프전 종전을 기념하기 위한 1991년 6월이었다.

대통령사 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WP에 "역사적 배경에 비추어 봤을 때 미국의 열병식은 마치 냉전시대로 되돌아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서 "과거 미국의 열병식은 붉은 광장의 레닌 묘 앞에서 펼쳐지는 소련의 열병식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소련이 성대한 열병식을 하던 것은 소련이 주장하던 것보다 훨씬 약한 군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이 미국을 향한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처럼 최신 무기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은 북미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고 경쟁하듯 힘 자랑을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초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핵 단추' 경쟁 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민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제임스 맥거번 하원의원은 “이게 웬 돈낭비인가!”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닌 독재자처럼 행동하려 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잭키 스피어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나는 이 소식을 듣고 경악했다”면서 “대통령의 과시욕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건 미국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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