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 제품 아직 있네?”…식품업계, 점유율 낮아도 단종 안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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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2-0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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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센뽀득·이브껌·퀸즈에일 등 마니아층 두꺼워…구매하려면 발품 팔아야

롯데푸드 에센뽀득[사진=롯데푸드 제공]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 제품은 단종시키는 게 기업의 일반적인 생리다. 하지만 몇몇 식품업체들은 이런 상식(?)을 깨고 해당 제품을 여전히 판매 중이다. 대박상품군에 속하지는 않지만, 마니아층이 두꺼워 소비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어서다.  

7일 롯데푸드에 따르면 ‘에센뽀득 프랑크’ 소시지는 세븐일레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4%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숫자로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편의점 가운데 세븐일레븐과 GS25에서만 판매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에센뽀득은 매출이 아주 잘 나오는 상품은 아니지만 마니아층이 탄탄하다”고 자신하며 “출시 당시 공을 많이 들인 제품이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센뽀득은 1991년 처음 시장에 나왔다. 일반 껍질(케이싱) 대신 식용 비닐을 사용한, 유럽 제조방식의 천연 양장(羊腸) 겉껍질을 입힌 소시지다. 특히 에센뽀득은 육가공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전자레인지에 그대로 직접 조리할 수 있는 질소포장용기를 채택했다. 이전까지는 소시지를 조리하려면 별도 용기에 옮겨 담아야 했다. 에센뽀득은 포장 비닐을 조금만 뜯어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된다.

롯데제과도 1975년 첫 출시한 ‘이브껌’을 아직도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쥬시후레시·스피아민트 등 원조 대박제품 외에도 자일리톨 등으로 껌 시장을 장악했다. 자일리톨은 껌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1200억원에 달한다. 그에 비해 이브껌 매출은 40억~50억원대로 자일리톨의 30분의1 수준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브껌은 향수 계통을 식품에 사용한 국내 첫 껌 제품이라 의미가 있다”며 “당시로서는 최고급 장미향을 이용해 향이 은은하고 지속 시간이 길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에일맥주 퀸즈에일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도 내부에서 ‘희귀주(酒)’로 불리는 에일(Ale)맥주 ‘퀸즈에일’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 에일과 라거(Lager)로 나뉘는데, 에일은 향이 짙고 씁쓸한 반면 라거는 청량, 탄산감이 강하다.

최근 강서맥주 등 지역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 입맛이 에일에 익숙해졌지만, 하이트진로가 퀸즈에일을 내놓은 2013년 당시만 해도 비주류에 가까웠다. 경쟁사인 오비맥주에서도 ‘에일스톤’을 선보였지만, 판매량이 저조해 현재는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퀸즈에일은 하이트진로가 맥주연구소 덴마크 알렉시아(Alectia)와 기술제휴를 통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프리미엄 페일에일(Pale Ale) 맥주다. ‘퀸즈에일 엑스트라비터’는 국내 에일 맥주 최초로 세계적인 주류 품평회인 ‘2016 몽드셀렉션(Monde Selection)’ 에일 맥주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에일맥주 생산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문의도 받았지만, 우리 에일맥주는 마니아층이 두꺼워 판매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묵직하고 깊은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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