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해외 채권형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5일까지 4개월 만에 10조43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1조5303억원이 순유출됐다.
채권형펀드는 자산 대부분을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주식시장이 약세일 때도 수익을 낼 수 있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나빠진다.
당연히 채권형펀드 수익률도 부진하다. 국내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평균 -0.07%를 기록하고 있다. 6개월 기준으로도 0.12%에 그쳤다. 해외 채권형펀드도 비슷하다. 연초 이후 0.04% 손실이 났다. 북미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 가장 부진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채권형 펀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증시 조정기에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속도를 감안하면 투자를 권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미국이 금리 인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데 이견이 많지 않다.
전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발간한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주요 해외투자은행(IB) 16곳 가운데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를 4회로 전망한 답변은 6곳으로, 한 달 전보다 2곳 늘었다. 3회라는 답변도 1곳 늘어난 9곳이었고 2회라는 답변은 4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현행 기준금리를 당분간 그대로 유지할 공산이 크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을 살펴보면 낮은 물가를 이유로 단기간 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 기대가 현실화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영향이 국내에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은은 미 연준이 기준 금리를 두 번가량 올린 이후에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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