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승훈아 어서와~ 매스스타트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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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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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훈련 중인 이승훈.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선수단의 확실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다. 생소한 종목이다. 기록으로 승부를 가르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매스스타트는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 기록보다 순위가 우선이다. 쇼트트랙을 떠올리면 이해가 편하다. 그래서 ‘롱트랙의 쇼트트랙’으로 불린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들이 무리를 지어 달린다. 4, 8, 12바퀴를 돌 때마다 순위로 중간 점수(1위 5점, 2위 3점, 3위 1점)를 매긴다. 이 점수는 최종 순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최종 1~3위에게 60점, 40점, 20점을 주기 때문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대로 메달색이 결정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매스스타트 세계 최강자는 이승훈이다. 장거리 강자인 이승훈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뒤 소치올림픽에서는 개인 메달을 못 땄지만,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평창올림픽에선 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승훈이 ‘매스스타트 황제’로 꼽히는 이유는 빙상에 입문한 뒤 걸어온 이력 때문이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 이후 신목중학교 때 쇼트트랙으로 종목을 갈아탔다. 그의 빙상 인생의 변곡점은 밴쿠버올림픽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면서 다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매스스타트는 지구력과 순간 스피드, 곡선주로에서 펼쳐지는 몸싸움과 치열한 운영 능력을 모두 겸비해야 하는 종목이다. 쇼트트랙의 순위 경쟁을 접목한 스피드스케이팅은 이승훈을 위한 종목인 셈이다.

“너무 좋다.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 매스스타트에선 자신 있다.” 이승훈이 흥분한 건 매스스타트에 도전장을 던진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등장 때문이다.

이승훈과 크라머는 세 번째 올림픽 맞대결을 벌인다. 이승훈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땄던 밴쿠버올림픽 1만m(당시 크라머는 실격)를 제외하면 모두 크라머가 웃었다. 공교롭게 평창올림픽에서 출전 종목도 같다. 이승훈과 크라머는 5000m,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 나선다. 크라머는 매스스타트를 제외한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다만 크라머는 이번 올림픽이 매스스타트 첫 출전이다.

텃밭을 지키려는 이승훈과 4관왕에 도전하는 크라머의 자존심 싸움이 흥미롭다. 크라머는 “결승에서 이승훈을 만날 것”이라고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이승훈은 빙긋이 웃었다. “결승에서 크라머를 만나야 재밌는 경기가 되니까…. 매스스타트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는 종목이다. 순간 판단과 직감대로 작전을 펼쳐야 한다.” 그가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이승훈과 크라머의 매스스타트 격돌은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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