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칼럼] 리액션을 잘 이끌어 내기 위한, 스피치의 공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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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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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고운 강사]

[리액션이 ‘뿜뿜’ 스피치의 공간 전략]
“짝짝짝짝”, “크핡핡핡”, “푸하하하”, “와아~”
요즘 등장하는 TV 예능 프로그램들은 필자가 어린 시절 보던 예능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 우선 가짜 웃음이나 리액션 효과음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로 느껴진다.

예전에는 사회자나 패널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깔깔대며 폭소하는 웃음소리 음향 효과가 들어가는 경우가 참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패널과 진행자들 간의 순도 100% 리액션과 자막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덩달아 웃는 모습이 일반적인데, 이는 ‘리얼버라이어티’라는 대세 장르의 특성과도 맞물려 있는 듯 하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 웃음과 박수소리가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그때 그 시절에는 내용에 빠져들기도 했고, 같이 웃기도 했다는 것.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 경향인 ‘사회적 원칙’ 이론으로 우선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모두 웃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웃어야 이상하지 않게 볼 거야.’라고 믿는 이러한 행동은 일종의 군중심리 현상이다. 시청자는 그 웃음이 실제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웃음소리를 들으면 그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즉 가짜 웃음소리 효과는 시청자와의 빠른 공감을 위한 심리학적 전략인 셈이다.

[이고운 강사, 스피치 공간에 따른 청중 심리를 이해하자]
그렇다면 우리의 발표 현장이나 강의에서도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면 충분히 리액션을 끌어낼 수가 있지 않을까? 소통의 고수들은 하나같이 스피치의 성공요소는 ‘공감’이라고 말하면서 맞춤형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스피치에서 지나치게 공감을 유도하려 애쓰는 행위는 핵심 주제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오류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스피치가 이뤄지는 공간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공간 전략이 있다. 스피치의 공간적 속성을 알고 활용하면 소통 효율성을 높이기가 더욱 수월해지기 때문에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스피치 공간 전략 1. 앞줄의 청중부터 공략하자]
스피치를 공부한 대다수의 강사나 발표자들은 공감 사냥에 집착하고, 이러한 욕심 때문에 앞줄뿐만 아니라 맨 뒤에 앉은 청중까지도 웃겨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쓰지 않던 유행어를 외워서 써먹기도 하고, 웃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체 구성을 짜는가 하면 심지어 예능인처럼 표정과 몸짓까지도 연출한다.
 

[사진=이고운 강사]

때로는 뒤에 앉은 팔짱 낀 사람 옆으로 다가가 ”다른 분들은 다 웃는데 왜 안 웃으시는 거죠? 제가 그렇게 노잼인가요?“ 라고 자신 있게 정면 돌파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청중의 리액션 이끌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정작 주제와는 무관한 말이나 지나치게 긴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본인과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몸짓을 하다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 청중이 20명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 대부분 두 줄 이상의 좌석에 앉게 된다. 발표장이 지나치게 크고 어두운 곳이 아니라면 자연히 뒤에 앉은 청중의 눈에는 앞의 청중 반응이 그대로 전해진다.

따라서 발표자는 우선 앞쪽에 있는 청중과의 공감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앞서 설명한 ‘사회적 증거’ 현상에 따라 뒤쪽의 청중은 앞에 앉은 청중의 반응에 따라서 덩달아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스피치 공간 전략 2. ‘핵심청중’ 주변에서 말해라]
달인들은 공감 포인트를 어디에 앉은 누구에게 먼저 둘 것인지도 미리 정해놓는다. 스피치를 실행하기 전에 핵심 청중과 그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는 작업이다. 지난 프레젠테이션 혹은 강의장의 청중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자.

그들이 앉았던 위치만 떠올려 봐도 대략 청중의 속성이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앞쪽에 앉은 청중은 뒤쪽의 청중보다 스피치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거나 평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인물인 경우가 많다.

또한 어느 곳이든지 핵심 청중의 반응이 발표장 전체의 반응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세다. 그러므로 일부러 반응이 없는 뒤쪽 청중을 지명하는 것보다 핵심 청중 위치를 파악하여 퀴즈나 질문을 던지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당장 며칠 뒤에 있을 기업교육 강의를 앞두고 소통을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맨 뒷자리에서 잡담을 하거나 졸고 있는 신입사원까지 무리하게 참여를 유도하지 말자. 맨 앞줄에 앉은 임원진과 CEO를 웃게 만드는 작업이 열쇠를 쥐게 될 테니까!

/글=이고운 강사 #1인1책 #스피치컨설턴트 #스피치코치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지켄트인터뷰
 

[사진=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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