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두 번의 걸그룹 데뷔, 두 번의 해체.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노래로 데뷔했다. 데뷔 전 윤종신 '좋니', 장덕철의 '그날처럼' 등의 인기곡 커버영상으로 유튜브 '커버 여신'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다 자신의 노래를 들고 화려하게 돌아온 한 가수가 있다. 가수 '미교'가 그 주인공.
미교는 최근 자신의 노래 '잊어도 그것이'와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가 수록된 싱글 '유 앤 아이(YOU & I)'를 발표했다.
그간의 서러움이 폭발해서일까? 미교는 자신의 데뷔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4년 그룹 단발머리로 데뷔한 미교는 8개월 만에 팀이 해체되며 활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곧 또 다른 걸그룹 러브어스에 합류했지만, 큰 성과 없이 팀이 사라지는 위기를 겪었다. 이에 미교는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쇼케이스 때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어요"라고 털어놨다.
두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가수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미교는 계속해서 도전했다.
"뭔가를 바라고 시작한 것은 아니였어요. 한 달에 영상 네 개씩만 올리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알고 있는 작곡가에게 녹음 디렉팅을 받고 제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해 하나씩 선보였어요. 황치열 선배의 ‘매일 듣는 노래’ 윤종신 선배의 ‘좋니’ 답가 버전을 부른 영상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 영상은 조회수 1만 건을 넘기기도 힘들었지만,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자 상황이 달라졌다. 1만을 넘어선 조회수는 곧 10만 건이 됐고, 100만 건에 도달했다. 특히 미교가 부른 '좋니' '그날처럼'은 남자 입장에서 쓰인 원곡에 여자가 답을 하는 형식으로 개사돼 더욱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8월 16일 게시한 미교의 '좋니' 답가 버전은 최근 유튜브 조회수 1천만 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윤종신은 지난 13일 방송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미교에게서 힌트를 얻어 '좋니'의 후속곡 '좋아'를 썼다"고 말하기도 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미교의 타이틀곡 '잊어도 그것이'는 연인과 헤어진 뒤 아픈 감정을 그린 어쿠스틱 발라드로, 가수 임창정이 가사를 썼다. 박주훈이 작사·작곡한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는 꿈을 향해 걸어온 길을 회상하는 곡으로, 미교의 자전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미교는 커버곡을 꾸준히 불러온 데 대해 "큰 욕심을 갖고 한 일은 아니에요"라며 "제 목소리로 기성곡을 불렀을 때 대중의 반응이 궁금해서 시작한 거였죠"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교는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미교는 "너무 좋죠.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앨범 한 장 내는 게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보니,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거 자체가 감사드려요"라고 말했다.
노래가 좋아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그녀.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좋았다. 부모님이 보내주신 유학 시절에도 공부보다 보컬 레슨을 더 열심히 했을 정도. 끊임없는 노력이 그녀의 노래 실력을 일취월장하게 했지만 노래는 타고난 재능인듯도 하다. 사실 그녀는 쌍동이다. 이란성 쌍둥이 언니가 있다. 언니도 역시 가수의 길을 선택해 소속사는 다르지만 곧 데뷔를 앞두고 있다고.
미교는 "학창시절 노래잘하는 쌍둥이로 유명했어요. 제가 반대표로 나가서 노래부르면 언니도 반대표로 노래를 불렀죠. 우리 자매는 노래 스타일이나 음악의 방향이 달라 자매가수로 데뷔하기는 어렵겠지만 혹시 모르죠. 나중에 함께 활동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미교란 예명도 스스로 지었다. 장미 미(薇) 높을 교(喬). 흔하지 않은 이름을 위해 스스로 고심했다.
"미교란 이름을 더 많이 알려야겠죠. 커버곡만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제 노래를 부르는 한 사람의 어엿한 가수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이제 데뷔했는데 바로 가수로 봐달라고 말씀드리기도 죄송하고, 커버곡을 사랑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저는 평생 노래를 부를테니 천천히, 한 사람의 가수로 미교라는 이름의 유일무이한 가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특히 그녀는 자신을 향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인다고 밝혔다.
"댓글 하나하나 모두 읽어요. 제 노래에 감동받았다, 위로받았다 그런 말들이 가장 좋죠. 힘들 때 저를 위로해준 것도 노래였는데 제 노래로인해 위로 받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더 열심히 노래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분들이 저로 인해 위로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제가 여러분들을 위로해드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노래 들려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