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빈집법 시행 첫 주…‘미니 재건축’ 첫 사례 동도연립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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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입력 2018-02-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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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시행...2명만 모여도 재건축 가능

  • 3년 만에 완공한 강동구 ‘동도연립’...“주민 만족도 높은 편”

전국에서 처음으로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통해 탈바꿈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 ‘다성이즈빌(동도연립)’ 모습. [사진=오진주 기자]


“주민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죠. 요즘 신축 아파트 매물이 많이 없다 보니 앞으로 매맷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 ‘다성이즈빌’ 인근 J공인중개업소 실장)

지난 9일 찾은 강동구 다성이즈빌이 위치한 천호동에는 빌라 이름이 새겨진 간판이 바랬을 정도로 낡은 건물과 공사할 때 쓴 모래를 다 치우지 못한 신축 빌라가 섞여 있었다. 주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빌라가 꽉 들어찬 동네에서 하얀색 깔끔한 외관을 갖춘 'ㄷ‘자 형태의 다성이즈빌은 특히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다성이즈빌은 30년 된 ‘동도연립’을 재건축한 아파트로 ‘미니 재건축’의 전국 첫 완공 사례로 꼽힌다. 2015년 9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동도연립 66가구는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통해 현재 지하1층~지상7층, 총 96가구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소규모 정비사업 중 하나인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단독주택 10가구 이상 또는 공동주택 20가구 이상의 경우 토지 등 소유자 8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주변 도로와 기반 시설을 유지하면서 정비구역 지정과 추진위원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업 속도가 빠르고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높아 도시재생의 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2월 국회를 통과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빈집법)’이 지난 9일부터 시행됐다. 이로서 낡은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서 집 주인 2명 이상만 모이면 자율주택 정비사업을 통해 단독·다가구 주택을 개량할 수 있게 되면서 다성이즈빌과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 2개월이 지난 현재 주민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J공인중개업소 실장은 “주차장도 충분히 확보됐고, 주민들이 다성건설이 잘 지었다고 말한다”며 “이 동네에서 다성이즈빌 정도 규모의 신축 아파트 매물이 없기 때문에 1년 정도 있으면 매맷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다성이즈빌 전용면적 46~57㎡의 분양가는 4억5000만~4억6000만원이었고, 현재 매맷값은 4억7000만~4억8000만원으로 분양 후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진 않았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후 1억원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재건축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이미 상승세가 다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11월 입주가 예정된 서울 강동구 암사동 ‘힐스테이트 암사’ 공사 현장. [사진=오진주 기자]


내년 입주가 예정된 ‘힐스테이트 암사’의 집들이까지 시작되면 가로주택 정비사업으로 재탄생한 아파트가 함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바로 옆에서 460가구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힐스테이트 암사는 암사동에서 10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로 내년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힐스테이트 암사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4억6900만~5억1100만원으로 다성이즈빌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다성이즈빌은 매입해서 임대를 놓으려는 전·월세 물량이 나와있다. 입주 당시 강동구에 따르면 동도연립 원주민 66가구는 모두 조합원으로 이들이 다 입주해 재정착률이 100%를 기록했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입주 초기에는 30여개까지 매물이 나왔지만, 현재는 두세개 정도 매물이 나와있다”며 “전·월세 매물이 많고 매매 물량은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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