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주요 정상급 인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 행사에서 역내 안보협력 파트너에 해당하는 미국과 일본이 사실상의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평창 블리스힐스테크에서 영접행사를 갖고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인사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행사장에 늦게 도착, 영접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후 6시 11분께 본행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리셉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할 때쯤 행사장에 도착한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곧바로 입장하지 않고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은 오후 6시 39분에 나란히 리셉션장으로 들어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행사장에 착석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뺀 채 다른 나라 정상급 인사들과만 악수한 채 5분 뒤 행사장을 떠났다. 다만 아베 총리는 펜스 부통령과 달리 헤드테이블에 착석해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하며 인사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의 경우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대면하거나 악수를 나누지 않고 중간에 퇴장해 북한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 30분에 저녁 약속이 있었고 우리에게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며 "그래서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펜스 부통령은) 포토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러 온 자리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외교적으로 결례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한편, 김 상임위원장 옆에 앉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통역을 요청해 "평양 방문 때 음식이 맛있었다. 건강에 좋다는 인삼을 가져가 부친께 드린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조선 음식이 건강식이라 유럽 사람에게 잘 맞는다"고 했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