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통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알뜰폰 업계와의 스킨십은 언제쯤 이뤄질까.
11일 유 장관이 취임한지 7개월을 맞이했다. 다양한 현장을 방문하며 소통행보를 이어왔지만, 알뜰폰 업계와의 만남은 아직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열일 제쳐두고 챙길 수는 없겠지만 우선 순위에서 계속 밀리는 분위기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장관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지만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주무부처 수장의 외면에 섭섭함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하며 알뜰폰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망 도매대가 협상은 당초 계획보다 약 3개월 늦은 시점에 완료됐고, 일부 업체들은 예상보다 불리한 협상결과로 인해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알뜰폰 업계는 장관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가 않다. 애당초 신년회를 겸한 인사회 형식으로 1월 말~2월 초 경 상견례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임시국회가 열리고 평창동계올림픽의 개막으로 차일피일 미뤄진 상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간담회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와의 만남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취임 직후 특명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비 인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회동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상용화 위해 3사 CEO들과 한 자리에서 만나 필수설비 공유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유 장관은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제모바일전시회(MWC)에 참석할 예정인데, 바르셀로나에서 3사 CEO들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의 조직문화 혁신에도 선봉에 섰다. 실장, 국장 등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하던 회의에는 관심있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다양한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유 장관의 지난 행보는 소통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여기에서 알뜰폰은 배제된 셈이다.
앞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강성주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은 알뜰폰 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갑을관계 청산, 상생을 방통위의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취임 후 첫 업계 간담회 대상으로 알뜰폰을 지목했다. 이통3사의 알뜰폰 가입자 빼앗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이통3사 CEO들과 회동자리를 만들고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강 본부장 역시 지난달 알뜰폰 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하며 알뜰폰 판매 우체국을 확대하는 등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한편 알뜰폰 업계는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구성원으로 참석해 통신비 인하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보편요금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도입 의지가 강력한 상황이다.
정부는 알뜰폰 가입자 비중이 12% 가량이고 그마저도 선불요금제 가입자가 많은 만큼 88%에 대한 통신비 인하 혜택을 위해서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외 알뜰폰 가입자 비중이 보통 15% 수준이기 때문에 알뜰폰 업계에서 주장하는 알뜰폰 활성화가 통신비 인하의 해답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문자 무제한 등을 제공하는 요금제다.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업계가 고사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보편요금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에는 알뜰폰에 대해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특례를 주도록 하는 방안이 반영돼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가 필요하며, 알뜰폰이 통신비 입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정책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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