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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3高+1을 넘어라] 수출기업, 환율 올라도 내려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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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8-02-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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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념과 달리 환율상승 수출·산업생산에 부정적 영향

  • KIEP "환율 변동성 축소 위한 정책 적극적 시행 필요"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1093.50원에서 거래됐다. 미국 고용 호조와 증시 조정, 장기채권금리 강세 등 달러 강세 환경이 갖춰지면서 3개월만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환율 공포가 우리 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통상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하는 기업에게 불리하고,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유리하다는 인식이지만 최근에는 이를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양면의 얼굴을 지닌 환율은 이제 내려도 문제고, 올라도 문제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환율 변화가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움직임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이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환율 상승이 지출부문과 공급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으로, 전통적인 환율이론의 주장과 달리 환율 상승이 수출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을 무너뜨린 결과다.

그동안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수출에 의존해온 한국경제에 악재로 인식됐다.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기업이익이 떨어져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이 달러로 받은 대금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고, 해외 시장에서 물건을 팔 때도 판매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은 0.54%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72%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수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현대·기아차는 매출이 약 200억 감소할 수 있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삼성전자 역시 환율 10원 당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0억원씩 줄어드는 구조다.

반면 환율이 상승할 경우 이들 기업의 채산성과 이익은 상승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KIEP 보고서는 달랐다. 환율 상승이 더 이상 수출이나 산업생산, 그리고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1093.50원에서 거래됐다. 미국 고용 호조와 증시 조정, 장기채권금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달러 강세 환경이 갖춰지면서 3개월만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KIEP는 "전통적인 환율이론과 배치되는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급속히 연계됐을 뿐 아니라, 국내 부가가치 비중이 50% 내외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밸류체인은 흔히 글로벌 가치사슬이라고도 불리며, 기업 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뜻한다. 즉 상품·서비스의 △설계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범위에 이르는 기업활동이 운송·통신의 발달로, 세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책 당국은 환율 안정에 역량을 집중해야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KIEP는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정책만으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져 연관된 거시경제정책을 함께 시행하도록 정책대안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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