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를 품은 대유그룹이 국내외로 사업을 확장하며 종합가전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대유그룹은 국내 위주의 사업구조로 인해 성장 가능성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해외에서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함으로써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유그룹은 최근 동부대우전자 및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는 1200억원 규모. 최종 인수 거래대상은 FI 중 한 곳인 한국증권금융(유진DEC사모증권투자신탁1호의 신탁업자)이 보유한 지분 15.2%를 제외한 동부대우전자 지분 84.8%다.
◆ 동부대우전자 해외 영업망 탄탄··· 향후 '대우' 브랜드 유지
대유그룹은 인수 후에도 이같은 대우의 인지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대우전자'라는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대유위니아와 독립된 계열사로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부대우전자는 해외 시장에 맞춰 특화된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의 전통 의복 히잡을 세탁하는 '히잡 세탁기', 동남아시아 무슬림 전통 의복 바틱을 세탁하는 '바틱전용코스 세탁기', 멕시코 현지 요리 자동메뉴 기능이 탑재된 '셰프멕시카노 복합오븐' 등이 그 예다.
동부대우전자는 특화 제품을 바탕으로 현재 100여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과 남미, 북아프리카 지역 가전제품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국내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생산법인 4개, 판매법인 11개, 지사 및 지점 20개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며 종합가전회사로 한 단계 더 나아가게 됐다"며 "대유위니아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대우전자로 해외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유그룹은 지분 인수와 동부대우전자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올해 중 자금을 투입한다. 또 내년 이후 동부대우전자의 유동성 확보와 경영 안정화를 위해 추가 유상증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유 측은 광주공장 인수, 직원 고용 보장 등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 공장 두 곳을 보유하고 있는 대유는 동부대우전자와 같은 지역 기반을 앞세워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양측은 이달 말까지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 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
◆빅딜 나선 박영우··· '위니아' 이어 '동부'도
한편 이번 '빅딜'은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의 엔텍합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면서 대유그룹의 인수는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밀실사 과정에서 엔텍합과 FI들의 협상이 결렬되며, 박 회장에게도 다시 기회가 왔다.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박 회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가 협상에 나서 결국 동부대우전자를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동부대우전자의 매출은 1조8000억원 대 수준으로, 대유위니아의 약 세 배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대유그룹을 종합가전회사로 꾸려나가려는 박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 2014년 11월에도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며 종합가전회사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당시 위니아만도는 에어컨, 김치냉장고 등 일부 품목에만 특화된 회사였지만, 대유그룹에 인수된 후 종합가전회사의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인수 당시 5종에 불과했던 가전제품의 종류가 올해 18종으로 확대됐으며,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인수 전인 2014년에는 매출 3825억원을 기록했으나 2015년 4345억원, 2016년에는 446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5026억원을 기록하며 5000억원의 고지를 넘어섰다.
박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통해 취급 가전 품목을 대폭 늘리고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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