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를 ‘풋살장 명소’로 탈바꿈 시킨 최종환 HM스포츠 대표는 축구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다. 대형마트는 아내가 장보는 곳으로만 여겼던 그가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홈플러스를 들락날락 하고 있다. 전국의 홈플러스 옥상에 보다 많은 풋살장을 조성하고 싶어서다.
프로 축구선수 출신인 최 대표는 현역 은퇴 후 미국 등에서 스포츠마케팅을 하면서 ‘즐기는 축구 문화’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동네 어디서나 축구를 즐기는 미국이나 일본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서도 축구공을 발에서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의사, 변호사 등 축구선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하는 축구영재도 많았다. 그것은 축구를 평생 업으로만 여겼던 최 대표에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제가 선수 때는 밥만 먹고 축구공만 찼어요. 대학 가서도 전공 공부는 뒷전이었죠. 축구선수의 수명이 분명 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어려서부터 ‘즐기는 축구 문화’를 만들면 축구영재도 더 많이 발굴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렇게 동네 풋살장 조성을 꿈꾸게 됐고, 홈플러스 옥상이 딱이다 싶었어요”
실제 대형마트 3사 중 홈플러스는 임대가 아닌 단독 건물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규모가 큰 옥상이 많아 풋살장으로 변모시키기에도 어렵지 않았다. 최 대표가 수십번 구애를 한 끝에 2016년 홈플러스 서수원점 옥상에 풋살파크 1호점이 들어섰다. 홈플러스 측은 사실 풋살파크가 뭐 그리 인기를 끌까 반신반의했었다. 하지만 주변이 허허벌판이던 홈플러스 서수원점은 풋살장을 찾는 동호회와 신도시 가족들의 방문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 4만여 명의 고객이 몰리는 등 10%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지난 1월 풋살파크 11호점(동대문점)까지 개장하면서 홈플러스는 전국 최대 풋살장 인프라를 갖추게 됐고, 실제 풋살장은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확실히 모객 효과가 크다”면서 “엄마와 아이들, 아빠들도 풋살장에 온 김에 장을 보거나 스포츠용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뜸했다.
최 대표는 어렵사리 풋살장을 조성한 만큼 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친환경 인조잔디가 깔린 국제규격(길이 42m, 너비 22m) 구장을 마련하고 각 구장 벽면에 1.5m 높이 세이프 쿠션을 세워 어린이 안전사고도 걱정이 없다. 또 스포츠 LED 조명 등을 설치해 야간 경기 시에도 대낮처럼 운동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전주완산점에 풋살파크를 추가로 열고 연내 부산, 천안, 창원, 순천 등 각 권역 구장을 20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전국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초등학생과 성인 대상 국내 최대 규모 아마추어 풋살리그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최근 여대생들의 풋살장 예약률도 높다“면서 “홈플러스 풋살장 덕에 남녀노소 자연스럽게 즐기는 축구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이런 문화가 확산되면 우리나라도 메시나 호날두 같은 세계적 축구스타를 반드시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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