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명기준 디레몬 대표 "소비자들 불만 속에 보험산업 혁신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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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2-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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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준 디레몬 대표이사[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보험 산업은 대표적인 정보비대칭 시장이다. 보험사는 보험 상품의 구조와 장단점을 훤히 알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보험 소비자는 아프거나 사고가 난 이후에야 자신에게 맞지 않는 보험에 가입했다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는 보험업과 유사한 시장을 '레몬마켓'이라고 부른다. 판매자보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들이 속임수에 당하는 것을 우려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을 뜻한다. 레몬이 시큼하고 맛없는 과일이라는 인식에서 유래된 용어다.

보험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지속돼 왔던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는 게 디레몬(d.LEMON)의 생각이다. 맛있는 레몬(Delicious lemon)이라는 의미의 사명에서부터 그 생각이 묻어난다. 인슈테크(InsurTech)기업 디레몬은 사명처럼 소비자의 입장에서 알맞은 보험을 추천해주고, 보험 유지와 보험금 청구까지 관리해주는 서비스 '레몬클립'을 운영하고 있다.

◆12만 다운 '레몬클립', 소비자 불만 해결서 착안

"소비자들이 보험 산업의 어떤 점에 불만이 많을까요?" 명기준 디레몬 공동대표는 회사가 작은 질문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경영 원칙은 명쾌했다. 소비자들이 어려워하거나 불만을 가질만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보험은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푸시 영업이 활발한 분야다. 설계사가 먼저 고객에게 찾아가 영업을 해야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이나 금융투자업권처럼 고객이 먼저 필요성을 느끼고 능동적으로 다가오는 것과 차이가 있다.

때문에 대부분 보험 소비자는 설계사가 추천한 보험이 자신에게 알맞은 보험인지 상세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디레몬은 이 같은 보험업권의 문제점을 해결해보고자 출발했다.

"소비자들이 보험의 어떤 면을 어려워할까 생각해봤는데, 사실 전부 다 어려운 것 같아요. 보험에 가입하고 유지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자세히 알기도 어렵고 스트레스가 생기는 일입니다."

명 대표는 이 같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레몬클립 서비스부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16년 11월 출시된 레몬클립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입과 유지 등 보험의 모든 부문을 관리해주는 통합보험 플랫폼이다.

레몬클립은 40개 민간 보험사(생·손보 통합)는 물론 우체국, 새마을금고, 신협 등 공제조합까지 고객이 가입한 모든 보험의 보장 내역, 납입보험료, 해지환급금 등 상세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해주는 서비스다. 또 고객의 데이터를 파악해 잠자는 보험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보장이 중복되는 보험을 알려주고, 보완이 필요한 보험 상품의 가격까지 비교·추천해준다.

레몬클립은 지난해 200%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15개월이 지난 이달 12일 기준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앱) 12만 다운로드, 최저가 자동차보험비교 조회 수 5만5000건 등을 기록했다.

◆새로운 시장 정조준…"보험사 협업·소비자 신뢰 필요"

"레몬클립은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의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서비스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채워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명 대표는 레몬클립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보험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공유경제 등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부각하면서 전통적인 보험 상품의 영역에서 벗어난 고객의 니즈가 적지 않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대부분 보험사가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에 바로 응답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그는 디레몬이 발 빠르게 이를 발굴해 소비자와 보험사를 연결시켜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명기준 디레몬 대표이사[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를 위해 보험사와 협업 경험이 필요하다는 게 명 대표의 생각이다. 디레몬은 최근 교보생명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청구 자동화 사업'에 참여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관계를 떠나 교보생명과 동등한 위치에서 각자 전문성을 살려 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명 대표는 협업에 대한 경험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게 소비자 신뢰라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플랫폼을 만들고 유지할 수 없다면 보험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가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고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 혁신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보험영업 채널이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해서 소비자의 불신을 사고 있는 점이 문제죠.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하다보면 자연스레 혁신의 기회가 따라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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