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논란] ⑦ 정부도 정부 조사 보고서 못믿어···불신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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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8-02-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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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풍 석포제련소 밀폐형 정광 창고에 각지로부터 들여온 정광이 분류되어 저장되어 있다.[사진=채명석 기자]


(주)영풍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가 첨예화하고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정부의 환경평가에 대한 불신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극한의 대립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국정을 운영하고 책임지는 정부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 요구한 대로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2015년 6월 1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제련소 반경 20km 내 지난해 5월 발표한 ‘석포제련소 주변지역 환경영향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관해관리공단 등 관련 기관들도 석포제련소에 대한 각종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발표 내용은 모두 실상을 반영하지 않은 허점투성이 결과라며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 내에서도 해당 조사 결과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작성된 만큼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주)영풍을 비롯한 제련 업계는 객관성을 갖춘 정부의 조사 결과도 믿지 못하는 현실의 역풍은 결국 기업들이 질 수 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다음은 환경부와 광해관리공단 등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석포제련소 원인 추정, 토양은 10%
토양오염 실태조사는 석포제련소 반경 4km 이내 농경지(전, 답 등) 등 101만7241㎡ 면적에서 448개 지점 1058개의 시료를 채취해 토양오염물질 중 5개 항목(비소, 구리, 납, 아연, 카드뮴)에 대한 토양오염기준(우려기준, 대책기준)을 분석했다.

그 결과 344개 지점, 659개 기료가 오염기준을 초과했으며, 주된 오염항목은 비소와 아연으로 확인됐다. 오염기준을 초과한 토양의 총량은 44만8030㎡였다.

오염기준 초과 지역을 대상으로 그 원인이 자연기원인지, 산업활 동 인위적인지를 밝히는 ‘기여도 평가’는 지질 및 오염특성을 고려해 7개 대상으로 나눠 납동위원소분석법 등을 이용해 산정했다.

그 결과, 오염기준초과 토양 중 약 90%가 지질 등 자연적 원인(자연기원)이며, 석포제련소의 오염기여도(인위적 기원)는 10%로, 석포제련소에 의한 오염 영향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석포제련소의 오염기여도는 아연, 비소 등 복합오염지역(전체 조사구역의 15%)에서 52%였고, 비소 단독오염지역(전체 조사구역의 85%)은 3%에 불과, 광역적 지질기원에 의한 비소분포가 오염토앙의 주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석포제련소 주변 폐광산 15개소(6.4~18.3km)에 대한 토양조사에서는 조사지점의 67.8%에서 카드뮴, 구리 비소, 납, 아연, 시안 등 6개 항목 기준이 초과됐다.
 

이와 관련, 한국환경공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원인 폐석장 혹은 광물찌꺼기 주변 토양은 현동(황평광산), 고선리광산을 제외한 모든 광산에서 오염허용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주로 비소에 오염됐다. 유곡광산은 비소 이외에 납과 아연, 시안에, 임기광산은 비소 이외에 수은에도 오염됐다.

보고서는 광산주변 경작지 오염도는 조사대상 모든 광산에서 토양오염 우려 혹은 대책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석포제련소가 토양오염의 주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석포면, 지하수, 농산물 모두 안전
석포제련소 주변 20km 이내에 해당하는 권역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하천수 일부 구간에서 건기에 카드뮴이 미량 상승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기준치 이내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며, 지하수도 조사지점 모두 먹는 물 수질 기준 이내로 나타났다.

반면, 하천 퇴적물에서는 비소, 카드뮴, 구리, 납, 아연 등 중금속 농도가 전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하에 석포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안정성 조사도 진행했다. 석포제련소 반경 2km 이내 37개 필지의 배추, 양파 등 37개 품목에 대한 납, 카드뮴 조사 결과, 전부 기준치 이내로 양호했다.

석포제련소 주변지역의 대기환경질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반경 5km 이내 주변지역의 대기질의 사료를 채취한 결과,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 2.5㎛ 이하(PM-2.5)인 초미세먼지 등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NO2), 아황산가스(SO2) 등 가스상 오염물질의 경우 석포제련소 이격거리에 따른 의미있는 상관성이 보이지 않아 제련소의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석포제련소 배연시설, 즉 굴뚝의 배기가스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중금속 평균 농도는 △카드뮴0.0024ppm △구리 0.0011ppm △납 0.0027ppm △아연 0.3140ppm으로 모두 기준치 이내였으며, 수은은 전 조사지점에서 검출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수십년 거주 석포면 주민들 건강 이상 없어
석포면에서 수십 년간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건강상태도 석포제련소로 인해 특별히 나빠지지 않은, 정상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환경부가 지난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석포제련소 주변지역 참가자 771명과 석포면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져 있는 대조지역(물야면) 307명 등 총 1078명(평균연령 조사참여자 61.2세, 대조지역 67.0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1·2차 검진을 실시한 결과를 담은 ‘제련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보고서다. 당시 언론에서는 석포제련소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 수치가 높은 것으로 보도 했으나 실제 보고서는 건강상태에 영향을 줬다는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검진 결과 카드뮴 중독으로 판명된 중증 간질질환자의 경우, 발병 원인이 카드뮴 중독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며 산재 이슈에 따른 것이었다. 또한 석포제련소에 장기근속한 근로자들도 건강이 위험하다는 증거 또한 발견하지 못했다.

아황산 가스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혈액체취 호흡기 검사를 한 결과에서도 호흡기 유소견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소변중의 카드뮴, 혈액 중 납의 농도가 국민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가운데에서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사람은 없었다.

◆안동댐과 석포제련소 관련 없어
안동댐 오염과 석포제련소는 별로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박진주 박사 팀이 지난 2012년 ‘분석과학’지에 게재한 논문의 실험 결과다. 박 박사 팀의 연구에 따르면 안동호 퇴적물은 인근 지역 상류에 위치한 연화광산 퇴적물과 특성이 유사하다. 반면 석포제련소에서 배출된 슬러지, 폐수, 황산의 경우 캐나다와 호주 등으로부터 수입된 아연 광석에 의한 혼합 패턴을 보였다. “안동호 퇴적물과 영풍 제련소 토양 오염 물질은 주성분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연구의 주된 골자다.

조용환 한국농산어촌빅텐트 사무총장은 “낙동강 상류 생태계 오염 논란은 긴 시간 동안 여러 공장들과 기업들에 의해 2개 이상의 중금속 물질이 꾸준히 누적되어 생긴 ‘복합 오염’ 사례”라고 분석했다. “영풍 제련소에만 낙동강 상류 오염의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다.

◆광해관리공단, 광물찌꺼기 처리 진행
한편, 한국광해관리공단은 낙동강 물고기 집단 폐사와 관련, 안동댐 상류 하천변 유실 광물찌꺼기 처리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2015년 5월 20일부터 2017년 1월 20일까지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서 안동강 상류 낙동강 109.4km 구간에 걸쳐 진행했다.

이 조사는 환경부 조사 보고서와도 연계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 결과 광해관리공단은 조사 대상 중 101개 구간(184개 지점)에서 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 경반화 된 광물찌꺼기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광물찌꺼디 대부분이 중금속 오염기준(비소, 납, 아연, 카드뮴)을 초과했으며, 처리 대상 용량은 2만7140㎡(광물찌꺼기 8545㎡, 광물 찌꺼기 혼합토 1만8595㎡)였다.

광해관리공단은 환경부와 154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해당 광물찌꺼기를 수집해 매립하기로 협의를 완료했고, 현재 이를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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