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박항서 감독과 함께 동남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유니폼 및 사인볼이 10억 원 상당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13일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노동보훈사회부와 정보통신부가 지난 6∼11일 박 감독과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축구공과 유니폼을 경매한 결과, 200억 동(9억5천400만 원)을 써낸 베트남의 대형 부동산·리조트업체 FLC 그룹에 돌아갔다.
경매 초반에는 10억 동(4천770만 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지 기업과 개인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결국 20배나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찐 번 꾸엣 FLC 그룹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이번 낙찰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취지의 경매에 참가해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 기념품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인 준우승의 쾌거를 이룬 베트남 대표팀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에게 선물한 것이다.
푹 총리는 대표팀의 귀국 직후 개최한 환영행사에서 박 감독과 선수들로부터 사인볼과 유니폼을 받았고 이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불우이웃과 혁명가 가족들을 돕는 데 쓰라고 지시한 바 있다.
푹 총리는 당시 "박 감독이 탁월함과 마법의 손길로 대표팀을 이끌었다"고 노고를 치하하며 박 감독과 선수들에게 노동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벌써부터 베트남은 다음 국제대회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항서 감독은 2019 아시안컵과 2018 아시안게임, 2018 AFF 스즈키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베트남 현지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혹시나 앞으로 벌어질지도 모르는 한국과 A매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한국은 내가 사랑하는 조국이다. 그렇지만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 조국일지라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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