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로 주주행동주의 확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주주행동주의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조기 안착시키기 위해 관련제도를 조만간 정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기금이나 정책금융기관에서 위탁 자산운용사를 뽑을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가점 요소로 추가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섀도보팅(의결권 위임)을 없애고 전자투표도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섀도보팅으로 쉽게 의결정족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주총이 요식행위에 그쳐온 가장 큰 이유다.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는 '슈퍼주총데이'를 막는 방안도 금융당국에서 내놓았다. 정기 주총을 3월 이후에도 열 수 있게 바꾼 것이다.
과거에는 3월 하순에 주총을 개최하는 상장법인이 전체에서 70% 안팎을 차지했다. 주총이 몰리면 투자자가 참석할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큰 회사' 먼저 주주참여 확대에 호응
주주참여 확대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상장사가 대기업집단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화그룹은 상장 계열사 주총일을 분산하고 전자투표를 모든 계열사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SK, LS그룹을 비롯한 다른 주요 대기업집단도 주총일을 몰리지 않게 나누기로 했다.
중소 상장사에서는 이런 인식이 부족하다. 주주참여를 경영간섭으로 보는 곳이 여전히 많다. 한현석 서울IR 대표는 "작은 기업일수록 소액주주끼리 지분을 모아 연대하기 쉽다"며 "선제적으로 주총을 개선해 회사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참여를 꺼리면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는 해마다 전 세계에서 4만여명이 참여한다. 사측과 주주가 원하는 만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주총이 '자본주의 축제'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비해 국내 상장사가 주총에 쓰는 시간은 평균 30분 안팎에 머물고 있다. 발언권을 얻는 주주도 평균 4명을 밑돈다.
한현석 대표는 "과거 원탁 주총으로 주목받은 회사가 있었다"며 "주주와 더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주총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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