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증권가 주총…‘CEO 연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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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8-02-1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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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따라 잇단 임기 만료…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 삼성증권, 차기 사장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 NH투자증권, 3연임 전례 없어 이달 말 후보 결정

  • 한투증권 유상호…대신증권 나재철 체제 이어갈 듯

증권가 주총이 다가오면서 어느 최고경영자(CEO)가 남고, 떠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증시 호황으로 어느 해보다 연임하는 CEO가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금융지주에 속한 증권사를 비롯해 비정량적인 이유로 인사가 이뤄지는 곳도 지금껏 적지 않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임기를 마쳤거나 2∼3월 중 임기를 만료하는 증권사 CEO는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등이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을 후임자로 내정했다.

후임 인선이 안갯속인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2.1% 증가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 자회사 특성상 3차례 연임을 한 전례가 없다. 지주 차원에서 2016년 이후 단기 근무(1년 임기)를 주요 계열사 CEO에 도입하기도 했다. 다음 달 1일 임기를 만료하는 김원규 사장도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장(이대훈), NH생명(서기봉), NH손해보험(오병관), NH-아문디자산운용(박규희) 등의 임기도 1년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달 말 최종 사장 후보자를 정한 뒤 이사회에 추대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임 사장 추대를 위한 주주총회는 다음달 23일 열린다"고 말했다.

애초 유력한 후임자로는 정영채 투자은행(IB) 사업부 대표와 김광훈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이 꼽혔다. 하지만 김광훈 부사장 후임으로 김형열 전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오면서 예측불허 판세로 돌변했다. 최근엔 외부인사 영입설도 나온다. 김원규 사장의 연임도 배제할 수 없는 카드다.

삼성증권의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윤용암 사장 후임으로 내정된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1961년생이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50대 세대교체'라는 흐름에 들어맞는 인사로 볼 수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선두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은 '유상호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상호 사장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4816억원)과 당기순이익(3754억원) 등에서 업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초대형 IB 중 발행어음업을 인가받은 유일한 증권사다.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사장은 10번째 연임해왔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으로 임기 연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들은 대학(성균관대) 동문으로, 이진국 사장을 영입한 이도 김정태 회장이다.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올린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도 증권가 CEO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본다. CEO가 단명할수록 단기성과에만 매몰돼 초대형 IB 같은 장기 과제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출현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인 없는 회사에 있다"며 "임원조차 주인의식이 없다 보니 단기 실적에 매달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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