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에서 견주를 살린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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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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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 포피 양과 반려견 트웬티.

[노트펫] 대만에서 견주가 6개월 전에 구조한 유기견 덕분에 강진을 모면하고 목숨을 구했다고 반려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가 지난 9일(현지시간) 전했다.

대만인 포피 양은 6개월 전에 한 주차장에서 주인 없는 강아지를 구조해, 기르게 됐다. 포피는 검은 강아지에게 ‘트웬티’라고 이름 지어줬다. 그 당시 포피는 자신이 트웬티를 구했다고 생각했지, 트웬티가 자신을 구해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포피는 지난 6일 밤 늦게 집에 돌아왔다. 견주는 “밤 11시쯤 집에 돌아와서 1층 마당에서 트웬티와 잠시 놀아줬다”며 “11시30분경 2층으로 올라가고 있을 때, 갑자기 트웬티가 밖으로 나가서 땅을 향해 짖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6개월 전 주차장에서 구조한 반려견 트웬티.

포피는 트웬티가 평소와 다르게 짖는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포피는 트웬티에게 그만 짖고 들어오라고 달랬다. 트웬티는 주인 말을 따르는 듯 했지만, 몇 초 안 돼 다시 밖으로 나가서 짖었다.

포피는 피곤해서 빨리 씻고 자고 싶었지만, 트웬티를 달래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짜증이 났다. 아무리 트웬티를 어르고 달래도 트웬티는 짖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때 규모 6.0의 강진이 대만 동부 화롄(花蓮) 일대를 강타했다. 포피는 반려견을 꼭 안고, 땅에 엎드렸다. 다행스럽게도 포피의 집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진이 멈추자, 트웬티도 조용해졌다.

지진이 완전히 멈춘 뒤에 포피는 반려견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서, 피해를 살펴봤다. 집안에서 물건들이 떨어졌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욕실 문을 열고, 포피는 크게 놀랐다.

욕실 유리문이 산산조각이 났고, 목욕용품을 올려둔 선반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포피는 “유리문이 깨졌을 때 욕실에 숨을 곳이 없어서 나는 심하게 다쳤을 것”이라고 안도했다.

견주의 욕실이 대만 강진으로 부서졌다.

트웬티가 짖지 않았다면, 지진이 났던 순간에 포피가 있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장소가 바로 욕실이란 생각에 포피는 반려견에게 감사했다.

지진이 일어나기도 전에 트웬티가 지진을 감지한 덕분에 포피는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포피는 “동물이 자연재해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데, 그 말이 사실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견주는 “서로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생사가 갈라놓을 때까지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감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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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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