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공유ㆍ알권리 강화... 재계 '주주친화 경영'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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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2-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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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배당 두둑ㆍ삼성 액면분할

  • SKㆍ한화ㆍLS 주총분산 개최... 소액주주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도

 


최근 재계에 '주주친화경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주주참여 확대, 주총 분산 개최, 배당금 확대, 주식 액면 분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의 이같은 행보가 재계 전반에 주주 친화 경영의 훈풍을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현대차, 주주 주머니 '두둑하게’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주주들과 성과를 공유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잉여현금흐름의 20~40% 수준으로 배당한다는 중장기 정책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고 이를 통해 주주 환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의 최근 3년간 잉여현금흐름은 평균 1조원 수준으로 잉여현금흐름의 30% 정도를 주주에 환원해왔다.

이는 명확한 배당정책 제시를 통해 투명성 제고와 투자자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보다 많은 주주들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50:1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게 대표적인 예다. 주주가치 제고와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주식 액면가액을 주당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희찬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고액이라서 주식을 매입하기 부담된다는 의견이 지속 제기됐다"며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보다 많은 분이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대폭 증대되는 배당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총 분산 .전자투표제 도입 등 주주 알권리 강화
SK그룹을 필두로 주주들의 알권리를 강화해 이들이 보다 쉽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는 지난달 18일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최초로 계열사 별 주총을 분산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주친화경영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도 지난 7일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고 주요 계열사에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활동 내용을 정기적으로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이뤄지는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의 자기거래, 이사의 겸직 사항 등에 대해 사전 검토와 심의를 거쳐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올해 상반기 안에 상장사인 ㈜LS, LS산전, 가온전선에서 우선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한 뒤 내부 검토를 거쳐 위원회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그룹 내 경영자문기구인 경영조정위원회가 최근 회의를 열어 주총 분산 개최 및 전자투표제 도입을 각 계열사에 권고했다. 각 계열사 이사회는 경조위의 권고를 기반으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개별적으로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테크윈 등 7개 상장 계열사들은 최대한 겹치지 않는 날을 정해 주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계열사들이 동시에 주총을 열어 주주들이 참여기회를 제한하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이와함께 개인투자자 참여 활성화와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끌어올리고 주주권리 강화를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도 확대되는 추세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이 개최될 때 주주들이 외부에서 인터넷으로 접속해 의결권을 손쉽게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SK㈜는 지난해 12월 주요 지주사 중 최초로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정해 오는 3월 정기주총에 적용한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테크윈, 한화투자증권 등 4개사에 대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데 이어 나머지 계열사들도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슈퍼주총 데이에 대해 시정해야 할 관행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기업들의 최근 변화에 대해 정부도 관심있게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나머지 주요 기업들도 주주친화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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