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 5일째를 맞으면서 국가별 메달 획득 순위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국기 대신 오륜기와 함께 'OAR'이라는 다소 낯선 명칭이 순위에 있어 눈길을 끈다.
OAR은 13일 오후 3시 기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10위에 올라 있다. OAR은 피겨 스케이팅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 쇼트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과 컬링에서 각각 동메달 1개씩을 땄다.
OAR은 'Olympic Athlete from Russia'의 약자다. 직역하면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라는 뜻이다.
이렇게 러시아 선수임에도 러시아 명칭을 쓰지 못하는 것은 국가 주도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도핑 스캔들에 따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 때문이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 중 도핑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선수들만 검증해 이번 대회 초청장을 보냈다. 쉽게 이야기해 IOC가 러시아의 참가를 제한했지만, 개인 자격으로는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 차원에서 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명은 물론 러시아 국기를 사용할 수 없다. 대회에서 올림픽 오륜기가 이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가 제외된 유니폼을 입어야 하며, 러시아 국기를 상징하는 백색, 청색, 적색도 사용할 수 없다. 선수가 금메달을 딴다 해도 러시아 국가가 아닌 올림픽 찬가를 들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징계에 불만을 가진 러시아는 대회 전 올림픽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을 허용,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한편 IOC 제재는 관중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러시아 팬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응원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관중들이 러시아지만 러시아라고 부르지 못하는 자국 선수들을 향해 더욱 열띤 응원을 보낸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평창올림픽 피겨 팀이벤트(단체전)과 여자싱글(쇼트 프로그램)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 뻐어난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도 "국기와 러시아 노래 응원을 받으며 마치 홈에서 경기하는 듯 힘을 얻었다"고 말하며 러시아 응원단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