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최근 특화보험사 설립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시장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당국의 무리한 주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였으나 시살상 사장된 단종보험 상품들이 과거에도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7월 단종보험대리점 제도가 도입될 당시 금융위원회는 단종보험이 손해보험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 사례를 들어 단종보험 시장 규모가 7600억 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예측치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제도 도입 후 2년 6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단종보험은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발된 단종보험 상품은 롯데손보가 2015년 10월 출시한 '제품보증연장(EW)보험'이 유일하다. 그 이후 2년 넘도록 신상품 출시가 없는 상태다.
단종보험대리점제도는 특정 재화나 용역 제공을 본업으로 하는 업체가 본업과 관련한 보험을 대리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예를 들면 단종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한 대형마트 등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파손·손실보험도 함께 판매하는 식이다.
롯데손보의 EW보험은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9610만원(5561건)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판매고가 8724만원(4876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손보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줄만한 판매고를 기록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2년 이상 단종보험 상품이 개발조차 되지 않는 것은 손보사들이 단종보험 상품의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탓이다. 손보사들은 단종보험 상품이 대부분 보험료가 저렴할 수밖에 없어 회사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 손보사들은 이미 온라인이나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판매채널에 진출한 상황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단종보험대리점까지 새로 채널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애견샵 등 소규모 판매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초기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그에 따른 이익은 크지 않다"며 "롯데나 삼성처럼 거대한 계열사가 있는 경우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상품을 내기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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