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내리 되올랐어도 미국발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라는 의견은 여전히 많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3월까지는 긴 안목으로 방향성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 연휴에 해외 주요 증시는 그대로 열린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 美 국채 금리발 불안감 지속
미 국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불안감은 남아 있다. 증시 반등에도 거래대금은 뚝 줄었다. 여전히 주식을 사기가 조심스럽다는 얘기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까지 사흘 동안 2363.77에서 2421.83으로 2.46%(58.06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6조5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전 주에는 8조4000억원에 육박했었다.
미 증시가 강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세계 증시를 뒤흔들었던 미 국채 금리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지시간으로 13일 연 2.83%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만 해도 한때 4년 만에 최고치인 2.90%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 국채 금리는 언제라도 증시를 위협할 수 있다. 12일 미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2018년 10월~2019년 9월)을 보면 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예산 규모가 1년 만에 10%가량 늘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인프라 예산을 증액한 영향이 컸다.
미 정부는 이런 이유로 국채를 더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물량이 늘어나면 금리도 따라 오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3%를 넘어서고 내년 말에는 3.75%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 21일 미 FOMC 의사록 주목해야
1월 FOMC 의사록이 오는 21일 나온다. 다음 달 1일에는 제롬 파월 신임 미 연준 의장에 대한 청문회가 잡혀 있다. FOMC 통화정책회의는 같은 달 20∼21일 열린다. 모두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다.
미 통화정책에서 매파(통화 긴축)에 힘을 실어주는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 물가 오름폭이 예상보다 크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횟수를 늘릴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유력 투자은행(IB) 16곳 가운데 6곳이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4차례로 내다보았다. 한 달 전에 비해 2곳이 늘어났다. 3차례 올릴 것으로 보는 IB는 9곳이다. 역시 1곳이 증가했다.
우리 기준금리는 현재 연 1.50%로 미국 정책금리(상단)와 같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속도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미 금리가 역전돼도 증시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다음 달 금리를 올릴 확률은 현재 89.7%로 2주 전(94.5%)보다 낮아졌다"며 "인상 횟수에 대한 예상치도 2.67회에서 2.48회로 줄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이 1년에 4차례씩 금리를 올렸던 때(2000·2004·2005·2006년)에 비해 현재 물가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개인소비지출물가(PCE)는 2.5%인 데 비해 현재는 1.7% 안팎이다. 연준 목표치(2.0%)에 아직 못 미친다.
◆ 많이 빠진 소재·산업재·금융주 주목
언제나 바닥은 있게 마련이라 낙폭과대 우량주에는 관심을 두는 게 좋다. 미 국채 쇼크로 가장 많이 떨어졌던 업종은 정보기술(IT)과 산업재, 소재, 금융주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천주로 제시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017년 4분기 이후 고점 대비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이라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와 롯데쇼핑,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지주, OCI도 낙폭과대주로 꼽혔다.
삼성증권은 코스피에서 소재와 산업재, 경기소비재, 금융주를 추천했다. 코스닥에서는 게임·인터넷 같은 유망 중소형주를 사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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