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살인 용의자인 한정민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표창원 전 범죄과학연구소 소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용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것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 표창원 전 소장은 경북 경주에서 일어났던 시신 유기 사건에 대해 사회자 한수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도주했던 용의자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한 모텔에서 농약을 먹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유서에는 '피해자와 유족, 자신의 모친과 동거녀, 형사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한수진이 '죄책감을 못 이겨 자살을 했다고 봐야 하느냐'고 묻자 표창원 전 소장은 "죄책감을 표현하긴 했지만 자살의 동기는 좀 다르다고 보인다. 오히려 다른 동기 때문에 자살을 결심한 이후 자신에 대한 비난의 정도를 좀 약화시키고 싶은 심리에서 죄책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수배된 뒤 도주 혹은 숨어지내다가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일반적으로 불안심리, 피로감, 절망감이 큰 자살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처벌을 받으면 견디고 살 수 있는데, '이제 잡힐 것 같다'라는 미확인 상황에 대한 불안심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 상태가 오래되면 심리적 피로감이 계속 쌓여 끝내고 싶다는 심리가 된다"고 말했다.
표창원 전 소장은 "그런 결심을 한순간 사후에 대한 불안감이 온다. 고해성사를 보는 심경으로 뉘우치고 싶다는 죄책감이 드러나 다른 사람이 보게끔 유서를 쓰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경주 살인 유기 사건 용의자는 도주한 지 4일 된 한정민과 달리 10달간 수사망을 피해 다니느라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는 것은 차이가 있다.
한편, 지난 8일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하던 여성을 살해한 한정민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10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도주했다.
김포공항에서 안양으로 이동한 한정민은 수원의 한 편의점에서 포착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이후 14일 오후 3시 1분쯤 천안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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