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62바늘 상처’로 쓴 전설…숀 화이트, 8년 만에 ‘금빛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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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전성민 기자
입력 2018-02-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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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미국 숀 화이트가 금메달을 확정 짓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가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얼굴이 크게 찢어져 62바늘을 꿰매게 만든 백투백(2연속) 더블 콕 1440도(4바퀴) 회전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제를 넘어 전설이 된 순간이다.

화이트는 1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종 점수 97.7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화이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 4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날려 버리며 8년 만에 정상에 섰다. 화이트는 하프파이프를 포함해 스노보드 종목 전체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최초의 선수로 올림픽 역사에 남게 됐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1차 결선에서 94.25점을 얻어 1위로 치고 나선 화이트는 2차 예선에서 착지에 실패하며 자신이 준비한 연기를 하지 못했다. 도전자들은 황제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히라노 아유무(일본)가 2차 시기에 95.25점을 얻으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3차 결선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화이트는 비장했다. 자신의 ‘필살기’인 더블 콕 1440(4바퀴)을 첫 번째와 두 번째 점프에서 연달아 시도해 성공시켰다. 이제까지 올림픽에서 이 기술을 성공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초가 되기 위한 상처는 컸다. 화이트는 지난해 10월 뉴질랜드에서 더블 콕 1440(4바퀴)을 연습하다 큰 상처를 입었다. 얼굴이 크게 찢어져 62바늘을 꿰맸고, 폐도 다쳤다. 부상 당시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지만, 그의 의지는 강했다.

경기 후 화이트는 “사실 오늘 기술은 나를 다치게 했던 바로 그 기술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는데 이제 그 모든 것이 다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화이트는 “이전에는 1440 기술을 한 번만 뛰는 것도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결선에서는 반드시 이걸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승리하려면 반드시 기술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소치올림픽을 생각나게 했다”고 돌아봤다. 가장 큰 축제인 올림픽에서 화이트는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장 멋있게 날았다. 97.75점은 역대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 최고 점수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화이트는 눈물을 보였다.

화이트는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살아오는 내내 해온 일이야. 모든 걱정은 내던져버리고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 소치올림픽 때의 아쉬움에서 벗어나 4번째 올림픽에서 3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어 뜻깊다. 실패에서 벗어나 다시 기회를 잡기란 어려운 일인데 내가 이를 해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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