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배석규 칼럼니스트]
이제 몽골과 중앙아시아에서 활약한 최후의 유목제국 준가르(Djungar:準噶爾)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자. 준가르가 존재했던 시기는 17세기와 18세기로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몽골과 중앙아시아 정세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사진 = 신강지역 일몰]

[사진 = 홈스골지역 차가누르 마을]
▶나이만의 후예 준가르

[사진 = 준가르 분지]
준가르라는 말은 몽골어로 왼쪽, 즉 좌익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무엇의 좌익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들이 도르베트 진영에서 왼쪽 지역에 세력을 형성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기는 하다. 초로스와 도르베트 부족 모두 몽골의 나이만 부족에서 파생됐다.

[사진 = 준가르 분지 지나는 열차]
▶준가르 지역에 정착한 오이라트
17세기 초 할하 우익의 알탄 칸이 오이라트를 장악했을 때 이들은 몽골의 서북지방으로 밀려나면서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일부는 북쪽 시베리아 지방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하고 일부는 계속 서쪽으로 옮겨가 카자흐인들과 섞이기도 했다.

[사진 = 타르바가타이 위치도]
▶준가르의 본거지 타르바가타이

[사진 = 카자흐 초원 양떼]
그 평원은 북쪽으로 더욱 넓게 펼쳐지면서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평선으로 이어진다. 우루무치의 북쪽과 서쪽에 펼쳐져 있는 이 넓은 분지의 이름은 준가르다. 그 곳은 과거 칭기스칸 군대의 호레즘 원정로이기도 했다. 바로 최후의 유목제국이라고 불리어지는 준가르 제국이 터를 잡았던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준가르 분지의 북쪽 끝 지역에 타르바가타이(Tarbagatai)라는 지명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카자흐스탄의 영토로 들어가 있는 이 산악 지역이 바로 과거 준가르 제국이 일어섰던 곳이다.
▶준가르 등장시킨 바아토르
이곳에 최초로 정착한 초로스의 수령은 하라후루였다. 하라후루는 이미 한번 등장했었다. 할하의 알탄 칸과 결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처자를 잃었던 인물이다. 그는 1,634년에 사망하고 아들인 바아토르 홍타이지가 아버지의 과업을 이어 받았다.
바아토르 홍타이지는 호쇼트부 구시 칸의 청해 원정 때 동참해서 달라이 라마 5세로부터 홍타이지 칭호를 얻은 바로 그 인물이다. 아버지가 자리를 잡은 타라바가타이산 근처에다 자신의 부족들을 정착시키려 했던 그는 근처 쿠박사리라는 곳에 돌로 된 정착도시를 건설했다.

[사진 = 준가르지역 목화밭]

[표 = 준가르 지도자 계보]

[사진 = 준가르 분지 농민들]

[사진 = 사이람 호수(준가르 분지 서쪽 끝)]
1,636년 구시 칸의 청해 원정에 참가했던 바아토르는 구시 칸과 긴밀한 동맹관계를 맺고 고향 땅인 준가리아로 돌아갔다. 오이라트 본거지에서 바아토르는 자연스럽게 맹주의 자리로 부상됐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오이라트 지역에 남아서 그와 겨눌만한 유력자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토르구트는 볼가강 쪽으로 이동해 가고 없었고 동쪽의 호쇼트부는 청해로 이주해 가버렸다. 게다가 도르베트부의 지도자였던 다라이 타이시까지 1,637년 숨지자 그의 입지가 강화된 것은 당연했다.
▶오이라트 최초승려 자야 판디타
오이라트에서 최초로 티베트 불교 승려가 된 사람으로 자야 판디트(Jaya Pandit)라는 인물이 있다. 이 인물은 22년 간 티베트에서 수업한 뒤 1,639년 오이라트 지역으로 돌아와 포교활동에 나섰다.
그는 가축을 끌고 다니면서 이동 게르 사원을 운영하는 형식으로 티베트 불교를 널리 알리고 여기 저기 초대돼 법회를 열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할하 지역에서 포교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1,645년에는 볼가강변의 토르구트 진영으로까지 초대돼 그 곳에서 법회를 열고 그 대가로 많은 말을 기증 받기도 했다.

[사진 = 준가르 지역의 취재차량]
▶토도 문자 만든 자야 판디타
준가르에 대한 상황도 그의 동생인 라트나바트라가 형의 행적을 기록한 ‘자야 판디타전’에 비교적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 기록은 오이라트어로 쓰여 진 최초의 문헌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오이라트어도 바로 자야 판디트가 만들어낸 문자다.

[사진 = 준가르지역 몽골 오보 ]

[사진 = 몽골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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