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 찾던 17세’ 차준환의 첫 도전, 15위 ‘그 이상의 희망’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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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민교 기자
입력 2018-02-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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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몰입한 한국 남자 피겨 기대주 차준환. 사진=연합뉴스 제공]

[차준환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 연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17세 피겨 기대주’ 차준환(휘문고)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차준환이 평창올림픽서 개인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성적의 주인공이 됐다.

차준환은 1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4.94점에 예술점수(PCS) 81.22점을 더해 165.16점을 얻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83.43점을 더해 최종합계 248.59점을 획득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개인 최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총점 역시 자신의 기존 최고점(242.45점)을 6.14점이나 끌어올린 신기록이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실수하고도 얻은 높은 점수다.

평창올림픽 최종 순위는 15위. 차준환의 목표였던 ‘톱10’ 진입에는 못 미쳤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발목 부상을 당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발에 꼭 맞는 부츠를 찾지 못해 고생하기도 했다. 또 올림픽 첫 무대를 앞두고는 독감에 걸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됐다.

하지만 차준환은 아직 어린 고등학생 선수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차분하고 침착하게 생애 첫 올림픽을 맞았다. 욕심을 버리고 차분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하기 위해 집중했다. 은반에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끝까지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쳤다.

첫 올림픽 무대를 마친 차준환은 “실수가 있어서 안타깝고 아쉽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서 “쇼트 경기를 끝내고 다짐했던 것처럼 넘어져도 벌떡 일어났다. 생각보다 잘 마무리했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준환은 이제 시니어 피겨 1년차의 기대주다. 경기를 마친 뒤 가장 보고 싶은 사람도, 평소에 자주 투정을 부리고 다퉈 죄송하고 감사한 사람도 “아빠, 엄마”라고 말하는 17세 앳된 소년이다.

하지만 은반 위에서는 듬직한 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성장세도 뚜렷하다. 2020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을 통해 배운 것이 굉장히 많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연습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일본 피겨 ‘간판’ 하뉴 유즈루는 총점 317.85점을 받아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뉴는 1948~1952년 딕 버튼(미국) 이후 무려 66년 만에 남자 싱글 2연패의 역사를 쓰며 ‘피겨 왕자’의 자리를 지켰다. 은메달은 일본의 2인자 우노 쇼마(총점 306.90점), 동메달은 ‘유럽의 강자’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총점 305.24점)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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