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규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아무 근거도 없고 사실에도 부합하지도 않는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17일 왕허쥔(王賀軍)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 국장의 성명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이렇게 밝히고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규제해서는 안된다"며 "이는 보호무역의 확산을 초래하고 국제무역질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왕 국장은 "중국은 미국이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유럽연합(EU), 캐나다,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한국, 베트남 등 관련국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음을 증명한 바 있다"며 아무 근거도 없는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이미 수 차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반덤핑,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며 자국 산업을 과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보복에 나설 수 있음도 시사했다.
왕 국장은 "글로벌 경제가 활기를 찾지 못해 각국 철강, 알루미늄 업계가 어려운 상황으로 함께 해결의 길을 찾아야지 벽을 세우고 일방적인 규제에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만약 미국이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중국도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마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에 나설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는 미국을 향한 경고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한 '국가안보 영향조사' 결과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이 미국 내 산업과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앞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높은 관세 등을 부과하자는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철강의 경우 △ 중국과 한국, 러시아 등 12개 국가에 53%의 관세 부과 △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 관세 부과 △ 미국으로의 국가별 수출 쿼터를 지난해의 63%로 축소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 중국·러시아·베네수엘라·베트남·홍콩에 23.6% 관세 부과 △ 모든 국가 일률적으로 7.7% 관세 부과 △ 국가별 대미(對美) 수출 쿼터 지난해의 86.7%로 제한 등을 제안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철강은 오는 4월 11일,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결론을 내릴 것을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관련국과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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