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가 커플 선수들에게는 잔혹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지난 17일 경기에서 일제히 실격당하는 불운을 겪었기 때문이다.
엘리스 크리스티(영국)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1500m 준결승에서 리진위(중국)와 충돌했다. 결승지점을 앞두고 추월을 시도하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충돌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크리스티는 들것에 실려 나갔으며, 비디오 판독을 거쳐 최종 실격 판정을 받았다.
그는 앞서 여자 500m 결승에서도 넘어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개인 종목 3경기에서 모두 실격 처리돼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당시의 아픔이 재연된 셈이다.
크리스티와 2015년부터 교제 중인 사오린 샨도르 류(헝가리)도 전날 남자 1000m 결승에서 실격됐다. 이번 시즌 해당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류는 크리스타와 마찬가지로 결선에서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다가 넘어졌다. 그로 인해 같은 조에서 달리던 우리나라의 서이라, 임효준이 덩달아 넘어져 안타까움이 컸다.
남자친구인 아믈랭도 지난 10일 임효준과 뛴 1500m 결선에 이어 전날 1000m 준결승에서도 서이라와 같은 조에서 뛰다가 실격됐다.
소치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아믈랭과 연인 생줄레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동반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연이은 실격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게 됐다.
이들 네 선수는 남은 개인 종목과 남녀 계주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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