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며 대북 압박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채찍'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해 대북 제재 강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맥매스터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뒤 연설을 통해 "잔인한 독재 정권이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로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없게 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정은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가 단합해 대북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김 정권은 핵 비확산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지금 이야말로 더욱 대응을 강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를 차단해야 한다며, 북한과의 무역 및 군사협력 관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핵 위협을 포기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주장해온 대북 압박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당근은 없다'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CBS 등 미국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채널을 열어두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게 하는 것이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할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해 당근보다는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당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를 위해 제재 완화 등의 유화책을 사용하는 대신 '최대 압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채찍'의 방식으로는 급격한 경제 제재를 포함해 동맹국과의 대북 압박 정책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북·미 대화에 직접 관여할 준비가 될 경우 신호를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유인책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북·미 대화의 공을 북한에 넘겼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의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북한에 신호를 보낸 것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북한 스스로가 미국과의 대화 개시 방법을 명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기저에 깔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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