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고은 시인(85·본명 고은태)이 “광교산 문화향수의 집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시집으로 유명한 최영미 시인이 지난해 12월 계간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하면서 '선배 En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한지 2개월여 만이다.
그리고 ‘인문도시’를 주창해온 수원시가 지난 2013년 8월 안성시에 거주하던 고은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모셔온 지 4년 6개월만이다.
성추행 파문에 앞서 광교산 주민들과 일부 수원시 문인들은 고은 시인의 광교산 퇴거를 요구해왔었다.
광교산 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로 인해 50년 가까이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는데 고은 시인은 저명한 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퇴거를 요구해왔었다.
고은 시인은 18일 고은재단 관계자를 통해 “올해 안에 계획해뒀던 장소로 이주하겠다”고 수원시에 공식적으로 뜻을 전했다. 시인은 2013년부터 수원시 ‘문화향수의 집’(장안구 상광교동)에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해왔다.
고은재단 측은 “시인이 지난해 5월, 광교산 주민들의 반발(퇴거 요구)을 겪으면서 수원시가 제공한 창작공간에 거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이주를 준비해 왔다”면서 “‘자연인’으로 살 수 있는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또 “시인이 더 이상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는 뜻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의 뜻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올해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문학 행사는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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