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수단의 경기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는 게 있다. 바로 ‘치킨’이다. 선수촌 인근 치킨 매장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다양한 치킨메뉴에 흠뻑 취해있다. 한류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치킨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치킨의 원조는 ‘명동영양센터’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의 원조는 ‘명동영양센터’의 전기구이 통닭이다. 물을 넣고 끓여 양을 늘려 먹던 ‘백숙’이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닭을 통째로 구워 먹는 ‘통닭’으로 이어졌다.
1970년대 말 ‘림스치킨’이 국내 최초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등장한다. 이때부터 닭튀김이 유행하게 된다. 당시 ‘호프집’으로 불렸던 ‘OB비어’ 등 생맥주 전문점에서 닭튀김을 함께 내놓으면서 맥주 안주의 대명사가 됐다.
이어 미국의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KFC’가 서울에 진출한 1984년부터 ‘통닭’은 ‘치킨’이란 서구화된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80년대 재래시장 내 닭튀김 집은 모두 ‘켄터키 후라이드(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한다고 써붙였을 정도였다.
프라이드치킨과 쌍벽을 이루는 양념치킨은 1982년 대전에서 출발한 ‘페리카나’에서 시작됐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치킨은 배달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치킨 한류 아시아 넘어 세계로
19일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한국 치킨이 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프라이드나 구이 등 조리법이 한 두개에 그쳐 단순하지만 한국은 브랜드마다 조리법은 물론 소스가 모두 달라 각기 색다른 맛을 낼 수 있어서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판매 중인 대표적인 치킨은 프라이드를 시작으로 양념치킨, 마늘치킨, 간장치킨, 구운치킨, 파닭 등을 꼽는다. 하지만 여기에 각 업체들마다 고유의 레시피로 다른 맛을 내고 있고, 새로운 맛을 가진 신제품들이 나오고 있어 종류를 센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즉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키면서도 뛰어난 맛을 추구하다 보니 외국인들의 입맛에 딱 맞아 들어간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취재 중인 뉴질랜드 기자는 지난 14일 “평창 올림픽의 진정한 우승자는 한국 프라이드치킨”이라는 기사를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데이비드 디 솜마 뉴스허브 기자는 “지난 한주 동안 집으로 날아갈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닭 날개를 먹었다”며 “현지인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도 열정적으로 먹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KFC가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Korean Fried Chicken)이며 KFC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감”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각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평창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BHC치킨은 평창올림픽이 열린 지난 9일(개회식)부터 14일(명절전)까지 전주 대비 10%정도 매출 상승을 누렸다. 교촌치킨의 매출도 같은 기간 5% 정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2월은 설 명절이 있어 매출이 줄어드는 비수기로 꼽힌다”면서도 “평창동계올림픽 효과로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