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군잡] 한국·일본·인도 합쳐도 중국 못 이긴다?..中 해군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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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2-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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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최근 펴낸 ‘세계 각국의 국방예산’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해군이 21세기 들어 건조한 항공모함, 구축함, 잠수함, 순양함, 호위함 등 함정의 규모가 한국·일본·인도 3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IISS는 중국 해군 전력의 증강으로 자국 함대를 멀리 떨어진 원양이나 유럽 주변 해역에 배치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언론에서도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해군력, 한·일·인도 합친 것보다 강하다’ 등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 군사 전문가 “중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에 상대 안 돼”

‘거두절미’(
去頭截尾)하고 결론을 말하면 IISS 보고서는 왜곡됐습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중국 해군이 2000년 초반부터 양적으로 급속히 팽창하고는 있으나 현재 수준의 무기체계에서 당장 해전을 벌인다면 일본 해상자위대만으로도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해군은 수적으로 우세하나 질적으로 일본 해상자위대에 크게 뒤진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중국 해군은 전략 핵잠수함 5척 등 잠수함 71척, 항공모함 1척을 비롯한 핵심 수상함 86척, 연안 수상함 332척, 상륙함 239척 등 총 729척이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잠수함 21척, 핵심 수상함 47척, 연안 수상함 6척, 호바크라프트 6척, 상륙함 19척 등 총 99척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중국 해군은 여전히 노후 전함이 전력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최신형 전함도 성능과 신뢰성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최신예 준 이지스함 Type 052D 3번 함 '창샤함(DDG-173)'이 지난해 중·러 연합해상훈련을 위해 중국으로 출항, 발트해로 이동 중 일주일 만에 기관 고장으로 인도양에서 표류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습니다.

 

2016년 림팩(RIMPAC) 당시 중국의 또 다른 최신예 준 이지스함인 Type 052C 6번 함 '시안함(DDG-153)'의 함포 명중률이 30%를 밑돌며 사격통제장치의 결점을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고정표적에 대한 명중률로 이동하는 표적에 대한 명중률은 더 낮다고 봐야 합니다.

림팩은 단순한 해상기동훈련이 아닙니다. 2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해 자국 해군의 역량을 과시하는 각축장입니다. 중국 해군도 자존심을 걸고 야심 차게 참가했던 터라 체면을 더욱 구겼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고급 2번 함 '기리시마(DDG-174)'는 2010년 하와이 인근에서 벌어진 미·일 연합훈련에서 미 해군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SM-3 요격미사일'로 우주 공간에서 요격하는 데 성공했고, 림팩 훈련에서도 그 우수성을 여러 차례 입증했습니다.

사실상 당연한 결과인데요. 일본 해상자위대는 만재 배수량 10000t인 아타고급 2척(DDG-177, DDG-178)과 9500t 공고급 4척(DDG-173, DDG-174, DDG-175, DDG-176) 등 6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실전 능력을 인정받은 미 해군 이지스함과 같은 성능을 갖췄습니다.

 

◇ “일본 잠수함 뜨면 중국 해군 바다로 나오지도 못해”

잠수함과 대잠수함 전력 역시 일본 해상자위대가 중국 해군을 압도합니다. 중국 해군은 핵잠수함 11척을 운용하고 있으나 소음이 매우 커 일본 해상자위대의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재래식 잠수함보다 작전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최신형 핵잠수함 093A형은 지난달 12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심한 소음 탓에 일본 해상자위대에 꼬리를 잡혔고 이틀간 쫓겨 다니다 결국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수상함과 비교해 방어능력이 현저히 취약한 잠수함은 적에게 움직임이 포착되면 더 이상의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흔히 핵잠수함이 재래식 잠수함보다 훨씬 소음이 적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핵잠수함은 원자로의 냉각수 순환을 위한 펌프를 계속해서 가동해야 합니다. 반대로 재래식 잠수함은 배터리를 이용해 모터로 주행하는 방식으로 기동을 멈추면 완전 무음 상태가 됩니다. 다만 배터리를 충전할 때 수면 위로 부상해 디젤엔진을 가동해야 단점이 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신 주력 잠수함인 소류급(수중배수량·4200톤)은 별도의 산소 공급 없이 장시간 잠항할 수 있는 공기 불필요 체계(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디젤 잠수함과 달리 저소음 구조의 스털링 엔진을 채용했습니다.

 

대잠수함 작전 능력은 아예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운용하는 대잠 작전 전력의 수적·질적인 우위를 차치하더라도 애초 일본 해상자위대의 임무와 중국 해군의 임무가 달랐던 영향이 큽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50년대부터 1991년대까지 이어진 냉전 기간 옛 소련 잠수함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대잠 분야를 특화해 능력을 키워왔습니다. 주일 미국 해군은 공격을 일본 해상자위대는 방어를 담당하는 형국입니다.

중국 해군은 종전 연안방어에서 원양방어로 전략을 전환한 지 불과 10여 년에 불과합니다. 반세기 이상 일본 해상자위대가 수집한 음문 데이터의 정보량만 추정해봐도 전력 차이는 자명합니다. 소나(SONAR) 등 대잠장비를 투입한다고 해도 잠수함을 쉽게 탐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수중 생물 소리를 비롯한 수많은 잡음이 섞이고 염도, 농도, 지형, 해류에 따라 시시각각 미묘하게 달라지는 음파 속에서 적국의 잠수함이 내는 고유한 소리를 탐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잠 작전의 핵심이자 나아가 해상 통제권을 얻는 열쇠입니다.

이 밖에 일본 해상자위대는 전수방위 원칙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헬기 9대를 실을 수 있는 호위함 이즈모(DDH-183)를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국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함재기로 운용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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