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FPS 게임과 달리 배틀그라운드는 실제 전장과 많이 유사하다. 이런 장점 덕분에 특전사 시절 몸에 익힌 전술이 꽤 통한다. 그래도 치킨을 자주 먹는 형님들을 이기기는 건 쉽지 않다. 이 글은 번번이 의문사를 당하며 자괴감에 빠져있을 수많은 배린이를 위해 작성됐다.
필자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에 근거해 개활지 이동요령, 정찰, 거점공격과 방어, 근접전투(CQB) 등 배틀그라운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에서 생존해 어쩌면 최후의 1인이 될 수도 있는 꿀팁을 설명할 예정이다.
분대원 전체 또는 일부가 완전히 노출되는 개활지에서의 이동은 현실이든 배틀그라운드든 매우 위험하다. 현실에서는 개활지 이동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정석이다. 기동성 좋은 이동수단이 없는 상태라면 더더욱 피해야 한다.
건물이나 감재 고지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은·엄폐 상태에서 공격하는 적에게 좋은 공격목표가 되는 탓이다. 현실에서 가장 만나기 쉬운 개활지는 도로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산악지형이 많은 곳은 특히 더 그렇다.
이럴 때는 우선 경계 방향이 중복되도록 사주 경계를 하면서 엄폐물이 있는 곳까지 최대한 빠르게 1열 종대로 이동한다. 이 대형은 시가지의 건물과 건물 사이, 나무가 빼곡한 숲 등 좁은 곳을 이동할 때 이상적인 대형이다.
도로 앞 엄폐물에 도착하면 분대원 중 좌·우측에 경계 인원을 배치하고 적의 매복이 없는지 살핀다. 안전이 확보되면 좌·우측 경계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중앙에 대기하던 분대원들이 도로를 먼저 건넌다. 이 분대원들은 곧바로 좌·우측으로 퍼져 경계한다.
전방에서 좌·우측을 경계하는 분대원이 안전을 확보하면 후방에서 경계하던 분대원들이 신속하게 도로를 건너 중앙으로 합류한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X 버튼을 눌러 맨손으로 뛰는 게 무기를 들고 뛰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잃지 말자.
모든 분대원이 도로를 무사히 건넜다면 인근 건물에서 파밍을 하거나 분대장(배틀그라운드를 제일 잘하는 친구)의 지시에 따라 다음 이동 경로를 설정하고 1열 종대 대형을 갖춰 이동한다. 다시 도로를 건너야 한다면 위의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현실에서 절대 피해야 할 지형이지만 안전 구역이 계속해서 축소되는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너른 들판을 자주 이동해야 한다. 더욱이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를 지나야 한다면 그것도 후반에 분대원들은 그야말로 이동표적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전술적 행동은 그리 많지 않다. 페르시아군의 전차를 팔랑크스 진형으로 막아낸 고대 그리스 보병처럼 일정한 대형을 갖춰 이동하면서 적과의 교전을 준비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1열 종대보다는 다른 형태의 대형으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1열 종대는 침투에 편리하나 적의 정면 공격에 취약하고 화력 집중이 어렵다. 교전이 벌어지면 허둥지둥하는 배린이라면 아군에게 사격을 가할 위험성도 크다. 차라리 분대원 2명씩 조를 짜서 이동하는 게 더 안전하다.
이를 조별 종대 이동이라고 하는데 적의 공격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조별 엄호 사격으로 퇴각이나 적 제압에 유리하다. 조별 간격은 배율 스코프가 있다면 영점 거리인 100m 이내에서 배율 스코프 없다면 20~30m 이내로 하는 게 좋다.
방어적 대형에는 다이아몬드 대형이 있다. 정지 상태에서 주변을 정찰하거나 고지 방어를 할 때 안전 구역으로 매우 천천히 이동할 때 주로 쓰인다. 이동 중 갑자기 적과 만나도 일단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적의 공격 형태나 숫자에 따라 대형을 변형하며 대응하면 된다.
적의 매복이 예상되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을 때는 삼각대형으로 전진한다. 실전에서 들판을 이동할 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형으로 가장 강력한 화력을 가진 분대원들은 사격기회가 많은 측면에 배치해 화력을 집중한다.
적보다 수적 우위에 있다고 판단, 적의 근거지를 습격할 때는 1열 횡대로 이동한다. 그러나 통제가 쉽지 않다. 교전이 벌어진 후 흥분을 주최하지 못하고 여포처럼 적진 향해 과감히 뛰어드는 분대원이 있다면 오히려 각개 격파를 당하기에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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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스쿼드 모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필자약력
특수전사령부 예비역 상사 정진만
아세아항공보안연구소 / 아세아항공보안교육원 교수
한국재난정보학회 부설 재난기술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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